[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가 30일 오는 5월9일 조기대선을 통해 선출되는 19대 대통령이 45일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국정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인수위법) 직권상정을 논의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바른정당 정양석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인수위법 본회의 직권상정 여부를 논의했다.
앞서 지난 27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5당 원내대표는 차기 대통령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인수위법 통과에 합의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도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수위법을 의결했지만, 법사위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무위원 추천권을 두고 위헌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법은 새롭게 법률을 개정하거나 제정하지 않고 현행법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맞다”고 일침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현행법으로도 30일간 할 수 있는데 위헌 문제가 있어, 그렇게 하기로 민주당에서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의 실패에 따라 차기 대통령은 현행법에 따라 최대 30일까지만 인수위 기간을 둘 수 있게 됐다. 현행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수위는 대통령 ‘당선인’만 운영할 수 있고, 대통령 임기 시작일 이후 30일 범위에서 존속 가능하도록 돼있다.
한편 5당 원내대표가 기존에 합의했던 제조물 책임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은 오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 중단 촉구 결의안’ 역시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정세균(왼쪽 세번째) 의장이 4당 원내대표 등과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주승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