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장미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보수층 결집에 따른 지지율 정체와, 세밀하지 못한 캠프 내부전략 등이 꼽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1일 “현 상황에서 문 후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보수층의 총 결집”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상당수 보수세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쪽으로 결집하며 문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의 이같은 우려는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강원도민일보 등 지방언론사 7곳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남녀 2244명을 조사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을 보수(41.7%)와 중도보수(56.9%)층이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의 보수(12.1%)와 중도보수(20.3%)층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대비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기존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꾸고 세월호 육상 거치작업이 진행 중인 목포신항 방문 시 세월호 배지를 달지 않았던 것도 이같은 지지층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 후보로 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쏠리면서 ‘진짜 보수’를 자임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문 후보는 ‘진정한 정권교체’ 주장으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야당 후보 간 대결로 재편된 상황에서 적폐청산과 통합의 적임자가 누구냐를 강조하겠다는 얘기다. 선대위 관계자는 “사회가 변하기를 바라는 깨어있는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정면돌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내놓을 선거 슬로건에도 이같은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층 결집으로 문 후보 지지율이 40% 초반에 묶이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약점은 각종 정책발표로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확장 대상이 50·60대 중장년층인 점을 감안해 이들의 관심사인 사회안정감·경제문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이 지난 10일 내놓은 구도심·노후주거지 도시재생사업 공약이 그 예다. 문 후보는 12일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불안을 해소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정치권 한쪽에서는 문 후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로 캠프 내부전략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최근 문 후보 측이 제기하는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네거티브로 비치며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는 “네거티브에 대한 고전적인 대응 전략은 ‘일단 최대한 해명하고 맞불전략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맞불전략은 최후로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선두주자의 경우 네거티브 전략은 절대 금물인데, 문 후보는 후발주자인 양 안 후보에게 네거티브를 제기해 버렸다”며 “이러면 사람들은 ‘굉장히 쫓기는구나. 다급해졌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으로 인한 양강구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2실장으로 있는 박범계 의원은 안 후보의 포스코 이사회 의장 이력과 관련해 “포스코 부실기업 특혜 인수를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주권 부산 선대위 출범식 및 부산비전 선포식에서 무선마이크를 얼굴에 부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