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삼성·롯데·LG·현대·CJ 등 휴대전화 판매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만 14개에 이릅니다. 당초 이들과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기기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진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연구기획실장은 13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 유통업체들 때문에 이동통신 시장의 85%를 차지하던 소상공인 비율이 45%까지 떨어졌다”며 대기업 진출의 제한을 요구했다.
13일 열린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기자간담회에서 노충관 사무총장(왼쪽)과 박희정 연구기획실장이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동통신유통협회는 휴대전화 개인판매점 1100여개로 구성된 단체로, 회원들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협회에 따르면 휴대전화 소매점은 2014년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전 3만5000여곳에서 지난해 말 2만7000곳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통신사 직영점이나 대형 유통점은 25% 가까이 늘었다.
박 실장은 “대기업 계열의 대형 유통점이 고객정보를 이용해 각종 마일리지 제공이나 카드사 제휴마케팅 등을 내세워 영업하면서 주변 반경 3㎞ 휴대전화 소매점이 초토화된 사례도 있다”며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통신기기 소매업 종사자 20만명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통신기기 소매사업 활성화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지원을 받아 시장조사도 마쳤다. 바른정당을 제외한 대선후보 캠프 3곳에도 협회 입장을 전달하는 등 대선 정책공약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향후 3년간 대기업의 신규 출점이 제한된다. 박 실장은 ”청년 일자리가 추가로 6만개 늘어나고,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자리의 질과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이들의 요구에도 휴대전화 소매점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불법영업을 일삼는 집단상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등 시장 교란 행위의 주범으로도 지적된다. 노충관 협회 사무총장은 "일부 판매점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통신사와 협의 중이며 어느 정도 방향은 잡았다“며 ”자정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