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세계경제에 봄바람이 불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경기인식도 한층 밝아졌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올 초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자 주요기관들이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18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6%로 0.2%포인트 높였다. KDI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3년 5개월만이다. 앞서 지난 13일 한국은행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3년 만에 올려 잡았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6%에서 2.7%로 0.1%포인트 높였다. IMF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의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춘 바 있는데 이번 달에는 다시 전망치를 올린 것이다.
이처럼 주요기관들의 경제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뀐 이유는 글로벌 경제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회복 속도가 빨라져 성장을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DI는 이번 성장률 상향 조정 배경으로 "세계 경제 회복과 반도체 등 특수 요인에 힘입어 수출이 생각보다 좋고, 국내 투자도 증가세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지난주 성장률 전망을 올린 근거로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의 개선을 꼽았다.
실제 IMF는 이날 세계경제 성장률도 기존 3.4%에서 3.5%로 올려 잡았다. 선진국의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 반등으로 글로벌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우리경제에 훈풍이 언제까지 불지는 미지수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특성상 일방적인 경기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거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온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려면 내수소비를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가 살아나야 하고, 효율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