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장기 미착공 해외사업’ 본격 착공

"해외 사업 4곳 중 3곳 올해 착공 기대"

입력 : 2017-04-20 오전 6:00:00
지난 몇 년간 현대건설(000720)의 골칫거리였던 ‘장기 미착공 해외사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현대건설의 해외 장기 미착공 현장 4곳 중 3곳이 올해 상반기 착공에 나서면서 매출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일본 토요타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러시아 비료공장 건설 사업’이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현재 러시아 비료공장은 토공사가 진행 중이며, 상반기 중으로 금융조달 확정이 결론 날 전망이다.
 
러시아 국영화학그룹(NCG)의 100% 자회사인 NMFF와의 거래로 수주금액만 총 51억달러(5조6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용량의 비료공장 건설사업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금액은 각각 15억달러(1조7107억원), 26억달러(2조9640억원)다.
 
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2013년에 수주했던 ‘우즈베키스탄 GTL(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 사업이 조만간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발주처로부터 ‘착공지시서(Notice to Proceed)’를 받고, 설계 인력을 투입한 상태다.
 
우즈베키스탄 GTL은 3년전 수주해 ‘장기 미착공 해외사업’으로 꼽히면서 사실상 무산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주처가 비용 최적화를 이유로 계약금액을 2조5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대폭 축소하면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계약금액이 많이 축소됐음에도 사업이 착공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계약금액 축소로 설계와 기자재조달만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 11월 수주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스(Puerto La Cruz)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 패키지 사업’도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지난 2014년에 수주한 '베네수엘라 정유공장'의 계약서명식. 사진/현대건설
 
발주처인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는 그간 발목을 잡았던 금융협약 체결을 올해 상반기 중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은 총 4조9000억원 규모로 현대건설은 34억달러(3조5000억원)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선수금 20%가 입금되면 연내 착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장기 미착공 현장이 해외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들 사업의 매출화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총 4개의 해외 장기 미착공 현장 중 상반기 3개 현장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건설을 비롯해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2분기부터 해외 수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총 34억 달러 규모의 지역 개보수 공사 계약을 올해 2분기 중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입찰이 완료된 60억 달러 규모의 ‘오만 두쿰 정유 시설(Duqm Refinery)’, 50억 달러 수준의 ‘바레인(Bapco Refinery) 플랜트’ 등이 입찰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아시아의 정유 플랜트 발주가 대기 중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현금을 축적한 정유·화학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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