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미래와 통합’을 기치로 내걸며 선거 막판 프레임 전환에 돌입했다. 최근 ‘북한 주적’ 논란과 ‘송민순 메모건’ 등 안보 이슈 대신, ‘미래와 통합’ 등 안 후보에게 강점인 핵심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과의 약속, 대한민국 미래비전 선언’ 유세에서 “이제 우리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 진보와 헤어질 때”라며 “이념 뒤에 숨어 국민 편가르기 하는 계파 패권주의가 아니고 이 나라 국민을 통합해서 미래로 나아가려는 정의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저 안철수, 보수의 대통령 진보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이날 발언은 진보 지지층과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밀리고 보수·영남의 지지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잠식당하는 국면에서 나왔다.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로 갈 수 있는 후보의 이미지를 내세워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안 후보는 최근 ‘북한 주적’ 논란으로 빚어진 보수와 진보 갈등 구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자마자 또 다시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서 반복하고 대립하고 있다”며 “이 나라는 보수의 나라도, 진보의 나라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지금 국민의 대표를 뽑기 위해 대선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또 이날 문 후보를 노무현 정부의,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각각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규정하고 자신이야말로 수구 보수·진보세력과 결별할 진정한 미래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처럼 기존 정치세력과 각을 세우는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문재인·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전임 정권의 실세였다”며 “집권당이나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선언 선포식’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