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오는 28일 우정사업본부(우본)의 증시 차익거래 재개를 앞두고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차익거래 '대장의 귀환'은 위축된 파생상품 거래를 살리고 상승 기조인 최근의 증시 유동성을 더욱 높일 기폭제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와 공동으로 우본 차익거래 재개 영향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우본의 자본시장 컴백은 선물과 현물의 가격괴리를 줄여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매매를 유도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익거래는 주식의 선물과 현물 가격 차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거래로, 현물인 코스피200지수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코스피200지수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이뤄진다. 2009년까지 연기금, 공모펀드, 우정사업본부에 증권거래세 0.3%를 면제했지만, 2010~2012년까지는 우본에만 증권거래세를 면제했다. 이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거래세 면제 일몰 조치로 우본은 차익거래에서 손을 뗐고, 작년말 기준 차익거래 시장 규모는 9조원대로 2011년 113조원 대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업계의 노력 끝에 정부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우본의 차익거래에 한해 증권거래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를 '대장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황 회장은 "우본이 차익거래의 60%를 차지하 정도로 큰 주체여는데, 거래세를 도입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후에 외국인이 차익거래의 63%를 차지하는 시장이 됐다. 수급도 일부 매매주체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본이 과세 면제를 계기로 차익거래 시장에 컴백하면 기관투자자의 자본시장 마중물 공급 기능이 강화되면서 주식시장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선적으로 우본은 한국거래소에서 개발 중인 관련 프로그램 구축이 마무리되는 28일 5000억원을 집행한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은 "차익거래 재개로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선 5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고 성과를 고려해 투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본의 차익거래 재개는 현격히 떨어진 변동성을 회복해 주식시장의 역동성도 높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과거 금융위기때 외국인들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는데, 이런 물량을 우본이 소화하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최근 금융위기는 없었지만, 현격히 떨어진 변동성을 회복해 시장의 역동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진 숭실대 교수도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인한 변동성 상승은 일시적이거나, 새로운 정보 반영에 따른 정상적인 가격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기관투자자가 프로그램 차익거래에 참여해 선물시장의 투자자 군이 다양화된다는 것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우정사업본부 김정각 보험사업단장, 한국외대 최영수 교수, 금융위원회 김용범 사무처장, 우정사업본부 김기덕 본부장, 금융투자협회 황영기 회장, 자본시장연구원 안동현 원장, 금융투자협회 김준호 자율규제위원장, 우정사업본부 정진용 예금사업단장. 사진/금융투자협회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