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 소비자 A는 지난달 숙소예약 사이트 ㄱ업체에서 136만원을 결제해 오는 10월3~5일 일본 호텔 2박을 예약했다. 이틀 뒤 일본행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ㄱ업체에 예약취소를 요청했으나, 호텔 측에서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예약확정서에 요금 전액이 취소 수수료로 명시됐다며 처리를 거부했다. 이용일이 아직 6개월 가까이 남아있고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예약을 취소하려는 것인데 이를 거부당해 답답할 뿐이다.
국내외 숙소예약사이트 대부분이 예약당일 취소불가 등 환급기준을 안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현재지향적소비(YOLO, You Only Live Once) 성향이 강해지면서 소비자가 직접 숙박예약 사이트를 이용해 현지 숙소를 개인적으로 예약하는 자유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1년 이내 해외여행을 경험한 소비자 각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행사 패키지여행 비율은 2015년 40.6%에서 2016년 33.1%로 감소했다. 반면, 부분 패키지 여행과 개별여행 경험율은 각각 2015년 25.4%, 50.7%에서 2016년 29.2%, 60.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센터는 소비자 이용이 많은 국내외 호텔예약사이트 10곳을 대상으로 뉴욕, 파리, 바르셀로나, 도쿄, 홍콩 등 주요 해외도시 5곳에 대한 동일한 날짜(비수기) 숙박 예약상품 25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모니터링 결과, 50.4%(126개) 상품은 남은 사용예정일에 관계없이 결제 당일에도 취소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숙박업)에 따르면 비수기에는 사용예정일 2일 전(성수기 10일)까지는 계약금 전액을 환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정기간 동안 무료 예약취소가 가능한 123개 상품 중에서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인 사용예정일 2일 전까지 전액 환급을 충족시키는 상품은 35%(43개) 상품에 불과했다.
실제 센터가 지난해 11~12월 숙소예약사이트 이용경험자 786명에게 조사한 결과, 불편한 점으로 ‘예약 취소·날짜 변경·환불’ 을 28.1%(중복응답)로 가장 높게 뽑았다.
해외 숙소예약 사이트를 제공하는 해외사업자들은 검색화면에 세금과 봉사료가 미포함된 가격을 표시하고 실제 결제단계에는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시키고 있었다.
소비자가 실제 최종 결제단계에서 지불하는 가격은 검색 시 표시된 가격보다 평균 1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업자의 경우 호텔엔조이를 제외한 하나투어, 호텔패스, 호텔엔조이, 모두투어 등 나마지 4곳은 숙소 검색에 부가세와 봉사료를 포함한 가격을 표시하고 있었다.
천명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국내 숙박예약 취소 시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나 해외 숙박예약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적용이 어렵다”며 “일부 사업자들의 경우 호텔 예약상품 가격 표시 안내가 소비자에게 혼란과 불편을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 후 취소를 하지 못하는 한 숙소예약사이트의 상품. 사진/숙소예약사이트 갈무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