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어닝쇼크'..윤활유 분사등 여파

예상치 2100억 밑도는 '-57억'

입력 : 2010-01-22 오후 2:11:15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SK에너지(096770)가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SK에너지는 원래 오는 26일 실적설명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전년에 비해 매출이 5%, 영업이익이 15% 증감할 경우 이사회 직후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는 공정공시 규정에 따라 일단 사업부문별 실적을 제외한 전체 실적을 어제 저녁 갑자기 공시하게 된 겁니다. 그만큼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4분기 매출은 9조6600억원대로 시장이 예상했던 9조4900억원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에서는 예상과 완전히 어긋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초 시장은 2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는데요. 실제로는 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겁니다.
 
지난 3분기죠. 석유사업 부진으로 사상 최악의 시기라 불렸던 당시에도 SK에너지는 82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요. 4분기에는 그때에 비해서도 무려 100% 넘게 영업이익이 떨어진 겁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역시 석유사업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들어 정제마진이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10월과 11월 정제마진이 바닥 수준이어서 정유사업을 할수록 더 많은 적자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또 지난 3분기 실적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이는 화학사업에서의 부진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에는 이 부문에서만 17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는 화학제품 값이 지난달 이후 강세를 나타낸 것을 제외하면 10월과 11월 제품값이 3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윤활유 사업 분사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3분기에는 윤활유 사업에서 4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는데요.
 
그런데 이 사업이 지난 10월 SK루브리컨츠라는 100% 자회사로 분사되면서 이 부문의 영업이익이 영업외 이익으로 잡힌 것도 실적을 끌어내리는 데 한 몫을 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3, 4분기 연이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2008년에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08년 1조89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약 9000억원에 그친 겁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를 바닥으로 이번달 복합정제마진이 4달러에 육박하는 등 석유사업에서의 회복세가 눈에 띄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산업수요가 회복되면 이 마진 폭이 더 커질 거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또 SK에너지는 국내 정유회사 중 가장 큰 규모로 자원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유가가 올라가면 이 자원개발 사업에서의 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희망을 가져도 좋을 거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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