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최근 포드코리아를 비롯한 일부 수입차업체들이 경쟁사 보다 싼 값에 차량을 판매하고 대신 부품 가격에서 폭리를 취하는 수법의 횡포가 지나치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자 정부가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 우선 경찰청은 부품 수리비를 과다하게 청구한 곳에 대한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한 약관을 수정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접 칼을 빼 들고 문제해결에 나섰다.
3일 경찰청 산하 각 경찰서에 따르면 대구 강북경찰서와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중순 포드 딜러의 위탁 수리업체 J사와 BMW코리아 딜러 S사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보험사와 고객을 상대로 차량 수리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은 두 서비스센터에서 2012년 7월부터 최근까지의 수리비 청구내역 등 관련 문서와 디지털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등 사기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J사는 2015년 말까지 포드 딜러의 지정 공장이었던 업체로 손상 정도를 과장해 수리 범위를 확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주로 수리비를 과다 청구한 부품은 차량 바퀴의 조향·충격을 제어하는 '스티어링 기어박스'로 바퀴 부위에 조그마한 손상만 발견돼도 해당 부품 전체를 갈도록 했다. 이에 총 수억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금액에 사기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로 사기를 친 정황이 없는지 전국적으로 정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포드는 사고발생시 자주 교체되는 범퍼 등의 부품가격과 수리비가 차량 가격에 비해 높아 보험료도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포드 차량들은 2014년부터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차량모델 등급평가'에서 ‘고위험군’인 1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배기량 1800~2500cc 세단) 기준으로 살펴보면 포드 토러스 2.0 LTD의 수리비는 판매가격 대비 7.5%를 차지하며 4번째로 높다.
반면 같은 미국 자동차업체인 캐딜락의 차량들은 4등급을 받았으며 특히 한국지엠이 최근 출시한 올뉴크루즈는 높은 등급인 17등급을 획득했다.
최근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싼 값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반면 매장 투자비 등 판매와 관리비용이 높아지면서 이를 대신해 부품 가격에서 폭리를 취하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딜러의 수리비 과다 청구는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된 추세지만 아직도 포드 등 일부업체 등이 꼼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부품가격과 수리비 단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드는 올해 1분기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공격적인 할인전략을 펼치고 있다.
포드의 뉴 링컨 MKZ 하이브리드. 사진/포드
지난달 포드는 익스플로러 2.3 리미티드의 할인혜택을 5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전까지 익스플로러의 할인혜택이 250만원선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링컨 MKZ는 전월보다 200만원 가량 오른 600만원을, 대형 세단 컨티넨탈에 대해서는 300만원의 할인을 적용한다. 컨티넨탈의 경우 지난해 12월 올뉴컨티넨탈 출시 이후 프로모션을 적용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할인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올해 포드의 판매량이 부진한 탓에 뒤늦게 판매고를 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포드의 판매량은 886대로 지난해 3월 1026대 판매에 비해 13.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도 2618대에 그쳐 작년 같은기간 2828대에 비해 7.4% 줄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