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조선, 대·중소 양극화도 심화

수주물량 조선3사에 집중…중소형 조선소 존폐 위기

입력 : 2017-05-11 오후 6:03:25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대형 조선소와 중소형 조선소 간 양극화 또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71만CGT(가치환산톤수·179척)이다. 한국은 123만CGT(34척)를 수주해 중국(143만CGT·78척)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중형 조선소 간 수주물량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중형 조선사는 존폐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이달 초 발표한 '중형조선사 2017년도 1분기 동향'을 보면 국내 중형 조선사의 수주량은 5만8000CGT에 그친다. 1분기 소형 스테인리스탱커 1척과 제품운반선 2척 등 3척이 전부다. 중형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분기 말 기준 134만CGT로, 전분기 대비 32.4% 감소했다.
 
성동조선해양 등 중형조선소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 정부차원의 연구개발 지원과 자체 선종다각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반면 조선 3사는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가 크게 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한국의 수주 실적 34만CGT(12척) 가운데 절반인 6척이 VLCC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3척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에틸렌·LPG운반선 2척을 계약했다. 또 최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4척의 VLCC를 수주하며, 대형 3사가 유조선을 중심으로 일감이 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이 최근 선가가 하락하면서 선사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형 조선사의 업계 퇴출은 선박 설계 분야의 해외 의존도를 높이고, 기술 유출과 중국의 경쟁력 제고를 유도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형조선소가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 향상에 뒷받침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비롯해 조선소 자체 원가절감과 벌크선과 같은 수주 선종의 다양화를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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