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에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경예산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코스피에서 9524억원 규모를 순매수 했다. 12일 3065억원 순매도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5거래일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초 연휴 기간으로 거래일수가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순매수 규모는 2조~3조원 사이로 추산된다.
외국인의 올해 순매수 규모는 7조2088억원, 3월에는 3조5370억원에 달했지만 4월달에는 8039억원에 그쳤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증가한 이유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및 올해 1분기 기업실적 개선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논란, 대통령 탄핵, 조기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이번에 마무리됐다”면서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데다가 새 정부에서 경제부양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 순매수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외국인 매수세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외에도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에도 외국인은 1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했으며, 올해도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단기간 외국인이 순매도를 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서서히 추경예산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경기부양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하반기 추경예산 규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기현 센터장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외국인 투자심리와 관련해 악재로 보이는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달초와 같은 강한 외국인 순매수는 어렵지만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1~14일 6거래일간 1조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