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가동 중단이 예정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새 정부에서 추진할 조선업 구조조정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오는 7월1일 선박 건조물량 미확보 등의 이유로 가동을 잠정 중단한다. 군산조선소에서 마지막으로 지어진 선박은 현재 건조를 마치고 해상에서 시험운항 등 마지막 점검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전라북도 군산시 제2국가산업단지 내에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군산조선소를 준공했다. 군산조선소는 세계 선사들이 앞다퉈 선박을 발주하던 조선업 활황에 기대감을 갖고 조성됐지만, 10년도 채 되지 않아 불황과 함께 문을 닫게 됐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이곳 조선소는 25만톤급 선박 4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톤급 도크 1기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 결정에 대해 군산지역은 군산시 전체 산업 가운데 24%에 달하는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 위축과 함께 3000명이 넘는 실업자 양산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후보 시절 "군산조선소가 존치돼야 일자리도 유지된다. 조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국가 차원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한 것을 놓고 재가동에 희망을 걸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군산조선소 폐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정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는 과거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조선·해운 등 산업부문 구조조정 정책을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선 구조조정은 공공 선박의 발주 확대와 4~5조원대 규모의 자금을 갖춘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칭) 설립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 소식이 이어지는 등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도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 방향에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각각 4척의 VLCC를 수주하고, 대우조선해양도 3척의 VLCC를 수주하는 등 조선 3사가 올해 수주한 선박 36척 가운데 30척이 원유운반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폐쇄 결정은 번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선가 하락으로 인한 선사들의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조선업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