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 서울에 사는 A씨는 저금리로 대환 대출을 해준다며 이를 위해서는 캐피탈사 등으로부터 고금리 대출을 이용했던 이력이 필요하는 전화를 받고 캐피탈사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이후 사기범은 고금리로 받은 대출금을 은행연합회를 통해 즉시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올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며 은행연합회 직원을 사칭해 대포통장인 지정 계좌로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유도해 대출금을 편취했다.
이처럼 저금리 대환 대출을 미끼로 대출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19억원으로 2015년보다 22% 감소했지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빙자형의 비중은 27.1%나 증가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대출빙자형 피애액은 149억원 이었으며 그 중 대포통장 계좌로 대출금을 상환한 피해액은 102억원으로 전체의 69%에 달한다.
사기범들은 햇살론 등 저금리의 대출상품으로 대환해 주겠다며 본인 또는 해당 금융회사 명의 계좌가 아닌 사기범이 지정하는 계좌(대포통장)로 기존 대출금을 상환케 해 이를 편취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다.
금감원은 대출금 상환은 대출이자가 출금되는 본인 명의 계좌에 상환할 자금을 미리 넣어둔 후 대출을 실행한 금융회사에 전화(혹은 방문)해서 상환처리를 의뢰하거나 대출을 실행한 금융회사로부터 가상계좌를 부여받아 동 가상계좌로 상환할 자금을 송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대출을 실행한 금융회사 명의의 법인계좌로 상환할 자금을 송금하는 방법도 있다.
저금리 대출을 위해서 고금리 대출을 먼저 받으라는 권유는 100% 보이스피싱이며, 아울러 대출 권유 전화를 받으면 일단 전화를 끊은 후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http://fine.fss.or.kr)’ 등을 통해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해당 금융회사의 공식 전화번호*로 전화하여 직원의 재직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가 대출금 상환방법 및 상환계좌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대출 계약시 고객에게 대출금 상환방법 및 상환계좌를 안내하고, 대출승인·만기시 송부하는 문자메시지에 대출금 상환계좌를 추가로 명시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어떤 경우에도 직원 명의 계좌로 대출금을 상환받지 않는다"며 "본인 또는 해당 금융회사 명의 계좌가 아닌 타인 명의 계좌로 대출금 상환을 유도하는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임을 고객에게 안내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