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한화건설과
GS건설(006360)이 기존 건설사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실적 개선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달 과장~상무보 승진 시 한 달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안식월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안식월 대상자 90% 이상이 이미 휴가 일정을 확정했고, 현재 임원을 포함해 대상자의 15%가 휴가 중이거나 다녀왔을 만큼 사내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유연근무제도 새로 시행 중이다. 오전 7~9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근시간을 선택하고, 정해진 근무시간 이후에는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과 오후 5시 퇴근하는 홈데이를 주 2회로 확대하고, 야구장에서 열리는 임직원 단체응원 행사인 이글스데이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조직 문화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의 의지가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전사 조직문화혁신을 위한 I.C.E(Innovation, Communication, Efficiency) 시범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검토해 왔다.
한화건설의 실적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올 1분기 연결기준 한화건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상승한 74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776억원으로 무려 69.6% 급증했다.
GS건설도 유연성과 창의성을 갖춘 조직문화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업계 최초로 2주 여름휴가제를 도입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집중근무제를 시행해 오전 8시30분부터 11시까지 업무 지시, 팀 회의, 자리 이탈 등을 제한하고 본인 업무에만 집중토록 하고 있다. 이는 업무 효율을 높여 야근을 없애자는 목적이다.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10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함께 휴무일이 가장 많은 업체로 꼽히기도 했다.
이 같은 조직문화 변화의 바람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11조35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경신한 데 이어 2년 연속 연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은 14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1%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조7009억원으로 2.3% 올랐고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102.5%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생산성과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조직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만큼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도 없다"며 "조직문화 혁신은 실적 개선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고척스카이돔 야구장에서 열린 '이글스데이'에 참여한 한화건설 신입사원-선배사원 멘토링 커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