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6월 국회가 열린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입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야당 측과 협의를 통해 원만히 법안 처리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여야는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지급 등 각 당의 공통 대선공약부터 신속히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상반기 중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소득 하위 70% 이하의 노인에게 25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29일 “6월 국회에서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라며 “각 대선후보들의 보건복지 공약이 아주 동떨어지지는 않고 심지어 자유한국당 후보까지도 아동수당 도입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런 점에서 보면 법안 추진이 빠르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행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2019년 초부터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위원장은 아동수당 도입보다 기초연금 인상이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더욱 어려운 과제로 봤다. 그는 “아동수당 도입은 야당에서도 특별히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초연금은 현재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액수만 올리면 되지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문제 등이 있고 엄청난 재원이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기초연금을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2021년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1월말 기준으로 기초연금 수령자가 466만명인데, 이들에게 5만원을 더 지급할 경우 연 2조3300억원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차별없이 같은 금액을 주되 2018~2020년까진 월 25만원, 2021년부터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단계적 인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산의 76.6%만 중앙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5450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도 폐지해, 나이와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무조건 월 30만원을 주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공약이다. 그동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받도록 설계돼 국민연금 성실 가입자가 불이익을 받는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인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날 “지난번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당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연계가 되는 것을 이제는 끊어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들이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0~5세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공약도 2019년 상반기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인상만큼은 아니지만 법령 개정과 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승조 위원장은 “현재 양육수당이라든지 여러 수당들이 도입돼 있다”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통합 처리할 것인지, 별개로 운영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도입 등 복지의 확대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광재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이날 “현재 기초연금이 지방자치단체사업비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기초연금 인상이 지방자치의 재정적 부담으로 가면 지방자치의 모든 프로그램은 올스톱 된다”며 “중앙정부가 부담할지, 지방정부가 부담할지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