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국회 문턱을 겨우 넘었지만, 6월 임시국회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준안 통과가 자유한국당의 표결 불참 속에 이뤄지면서 그 여파가 여야 간 우선처리법안 심사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권은 야당의 동의를 구할 설득력 있는 전략으로 대선 공통공약 카드를 내세웠으나, 한국당은 강경 대응을 벼르고 있어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여당은 일단 지난 대선 당시 여야 5당의 공통 대선 공약을 발굴·선정해 이를 우선 추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우선 처리할 주요 법안은 검찰·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법안, 저출산 대책을 위한 아동수당 지급·육아휴직 강화, 기초연금 인상 법안, 근로시간 개선하는 일명 ‘칼퇴근법’ 등 민생관련 법안들이다. 민주당은 공통공약 외에도 각종 개혁입법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민주당의 공통공약 우선 처리 입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5당의 공통공약을 최우선으로 처리하자고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공통된 대선공약을 테이블 위에 모두 올려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에 착수하자”며 “5당의 공통공약은 각론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협의를 통해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이 오히려 야당 공약까지 연구해서 같이 가겠다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공통공약의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공통공약은 여당 쪽에서 주장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보면 내용이나 방법이 전혀 다르다. 재원부분에서도 논의할 게 많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여당에서 제시할 우선처리법안의 최종 내용을 보고 향후 입장정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을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여당의 우선처리법안 추진에 한국당이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여야정 협의체 등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한국당은 향후 여야 정례회동에 불참키로 해 갈등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본회의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반대하며 피켓시위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