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일자리추경 앞둔 1여4야 국회, 협치 가능할까

한국당·국민의당, 새정부와 시작부터 '대립각'…민주당 우원식 체제 '협치 시험대'

입력 : 2017-05-17 오후 5:01:5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선 이후 여소야대 구도가 현실화되면서 ‘협치의 국회’가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국회에 산적해있다.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가 정의당을 포함한 야4당과의 협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인 입법지원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문재인 정부가 각 당의 공통공약 등 큰 방향에 동의한다면 세부적인 방안들은 충분히 타협하고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여당인 민주당이 얼마나 야당과 성의있게 대화하고 협치에 나서는지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초반 국정운영이 순항할 수도, 아니면 파행될 수도 있다. 
 
현재 국회 의석은 민주당이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등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최소 30석 이상을 확보해 과반 의석이 돼야 현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 지원이 가능해진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이 가진 정책과 대선공약 중 우리 당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넓다”면서 “공통공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당이 협력하면 원내 과반 의석(민주당 120석, 국민의당 40석)을 확보해 원활한 국정 뒷받침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최근 김동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초반부터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7일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가 참여하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 후 지난 1주일을 보면 과연 협치 의지가 있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과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한 행보에서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인기영합식 정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또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보수 진영을 설득하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당장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 새 정부는 협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일방적 독주 현상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당은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이 탄핵돼 치러진 대선이기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고, 국민의당은 대선 과정에서 세게 경쟁했던 사이”라며 “협치나 연정을 쉽게 꺼내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 원내대표는 이날 각 당의 원내대표들과 만나 협치를 거듭 당부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현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야당에 도움을 요청한 셈이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이라며 한껏 몸을 낮추고 ‘을’의 자세로 소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야당과의 협치를 전담할 부대표직을 신설하고 이훈 의원을 임명했다. 이 부대표는 향후 여야 공통공약과 개혁입법 추진을 위한 야당과의 소통 역할을 맡게 된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자유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정의당 노회찬,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그는 특히 정우택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여당이 을이고 야당이 갑이다. 갑도 해보고 을도 해보니 갑의 횡포도 알고 을의 눈물도 잘 알고 있다”며 “서로 ‘역지사지’해서 서로의 처지를 잘 살펴보고, 고민도 살피는 게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협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자리를 바른정당으로 옮겨서도 “정책이나 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저희가 의견을 내면 숙고해달라”는 주 원내대표의 당부에 협치의 중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전까지 같은 야당 신분이었던 정의당과 국민의당을 찾아서도 협치를 위한 손을 내밀었다. 정의당을 향해서는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같은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국민의당에게는 “뿌리를 같이하는 형제당”이라며 동질감을 부각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 신임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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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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