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의약품 계열사 설립 '봇물'

분업화·전문화 대세…외주 위탁영업 강화 포석

입력 : 2017-06-04 오전 10:44:49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제약사들이 모회사와 이름을 유사하게 의약품 제조·판매 계열사를 또 설립하는 전략이 업계에 활발하다. 계열사가 지배구조에 있어 제약사업을 본업으로 하는 업체가 2개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분업화·전문화 또는 외주 위탁영업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003850)(보령바이오파마 1991년 설립), 대웅제약(069620)(대웅바이오 2009년 설립),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제약(068760) 2009년 인수), 휴온스(243070)(휴온스메디케어 2010년 인수) 등이 의약품 제조·판매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제약 계열사 설립은 최근에 더욱 활발했다. 부광약품(003000)은 일반의약품 전문회사인 부광메디카를 2015년 6월 설립했다. 안국약품(001540)은 2016년 6월 의약품 제조·생산 업체인 안국뉴팜을 설립했다. 제일약품(002620)은 2016년 11월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제일헬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제약사업 자회사 설립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제약업계는 막대한 R&D 투자금의 효율성을 위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세분화와 분업화되는 추세다. 시장성이 높은 사업부를 분리시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환경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다른 하나는 외주 위탁영업 강화를 위한 것이다. 약사법에 따르면 동일 성분 의약품은 1개소가 1개 제품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약사를 설립하면 동일한 의약품 2개를 동시에 판매할 수 있다. 계열사와 법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2개 제품을 판매하면 복제약 영업전에서 유리하다. 계열사에서 동일의약품은 영업전문업체(CSO)에 외주를 줄 수 있어 영업망 확대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영업실적은 차이가 났다. 올해 1분기 매출은 대웅바이오가 586억원, 셀트리온제약이 221억원, 보령바이오파마가 21억원, 휴온스메디케어가 11억원을 기록했다. 신생업체인 제일헬스사이언스는 1분기 92억원 매출로 선전했다. 소염진통 파스 '케펜텍(연 50억원)' 등 주력제품 일반의약품 37개가 이관돼 매출에 반영됐다.
 
부광약품, 안국약품은 영업실적이 부진했다. 올 1분기 매출은 부광메디카가 9554만원, 안국뉴팜이 5309만원에 그쳤다. 모회사 매출액 대비 0.1~0.3%2에 불과하다. 신생업체로 회사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판매 촉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일헬스사이언스와 달리 주력제품의 판권이동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판매는 아무래도 회사 브랜드 인지도에 영향을 받는다"며 "수십년된 전통 제약사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신생업체는 의약품 판매와 영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가 살아남으려면 단순 모회사의 영업 서포트에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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