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공급물량은 총 5만6272가구로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일각에선 높은 분양가에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닥터아파트는 올해 6월 이후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지 일반분양 물량은 42개단지 2만823가구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이 가운데, 재건축은 9570가구, 재개발은 9020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은 2233가구를 차지했다. 특히 연간으로 살펴보면 서울 분양물량은 총 5만6272가구로 지난 2001년 6만2569가구 이후 16년만의 최대 물량이다.
서울 정비사업 연내 주요 분양단지. 자료/닥터부동산
강남권에선 9곳에서 5033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센트럴 아아파크(723가구)’와 신반포6차의 ‘신반포센트럴자이(142가구)’가 다음달 분양예정이다. 이어 8월 개포시영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208가구)’, 10월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하는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378가구)’이 분양될 예정이다.
도심권 중 마포구에선 7월 마포로6구역의 ‘공덕 SK 리더스뷰(주상복합, 255가구)’, 9월 염리3구역을 재개발하는 ‘마포그랑자이(42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서대문구에선 6월 수색4구역의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와 가재울6구역의 ‘DMC 에코자이(552가구)’가 분양된다.
이어 9월 북아현 1-1구역의 ‘힐스테이트 신촌(345가구)’, 12월 홍제3구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361가구)’ 등이 분양예정이다. 또 다음달 용산구에선 국제빌딩4구역의 용산 ‘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 스퀘어(주상복합, 637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서권에선 다음달 영등포구 신길12구역 ‘신길센트럴자이(482가구)’, 12월 영등포구 당산동 상아현대를 재건축하는 ‘당산 아이파크(161가구)’가 분양예정이다.
최근 부동산 집값이 상승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 물량의 청약경쟁률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청약결과 최고 6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이와 함께 신길5구역의 ‘보라매 SK뷰’ 역시 평균 27.6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특히 전용 59A타입은 가점 커트라인이 69점으로 서울에서 올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쏟아지는 정비사업 물량은 지난 2001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최근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견본주택에 방문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이처럼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건 사업지가 도심이어서 교통, 학군, 상권 등 생활 환경이 뛰어나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미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올해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가 끝나면서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정비사업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에 항상 인기가 높다”면서 “다만, 올해 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높은 분양가는 입주 후 손해를 볼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