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철강업계가 철의 날을 하루 앞두고 어두운 표정이 역력하다. 대내외로 악재가 겹치면서 축하보다, 안부를 묻고 위로하기에 바빠졌다.
한국철강협회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18회 철의 날 기념식을 연다. 업계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조선·건설 등 전방 수요 산업의 정체, 환경규제 강화 등이 산적해 업계의 표정이 밝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374만t의 철강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대표적인 수출 시장이지만, 미국은 한국산 철강재 등이 자국의 철강산업을 위협한다며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안보 침해 여부를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서 철강 수출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9일 오후 포스코센터에서 제18회 철의 날 기념식을 연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더뎌진 철강산업 구조조정도 악재다. 철강 생산 설비의 감축은 진행 중이지만, 조강 생산량이 지난 4월 역대 최대치인 7278만t을 기록했다. 이는 결국 국내 철강재들과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문제도 시급하다. 새 정부가 일자리 정규직화와 산업용 전기요금의 추가인상 등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기간제근로자는 지난 3월말 기준 각각 304명과 209명이지만, 사내 하도급 등 소속 외 직원은 양사를 합하면 2만여명이 넘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정부 정책에 따라 정규직화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속내는 부담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전기로 등을 운영하며 전력소비량이 많은 업계로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정책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의날 기념식은 철강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업계의 발전과 화합을 축하하는 자리지만, 대내외적으로 악재들이 겹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며 "산적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