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가파르게 상승하던 LCD TV패널 가격이 하향안정화 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패널 구매부담을 떠안았던 TV 제조업체들은 한숨을 돌리는 반면, 대형 LCD 가격 상승으로 호황을 누렸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까 염려하고 있다.
8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6월 상반월 기준 55인치 LCD TV패널가격은 221달러로 2주 전과 비교해 1달러 하락했다. 40~43인치 중형급 LCD TV용 패널의 평균 가격도 지난달보다 1달러 떨어진 17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패널 가격이 4월에 들어서면서 주춤하다가 5월부터는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6월 상반월 크기별 LCD TV패널 가격. 사진/위츠뷰
대형 LCD 패널 가격 하락은 1분기 전 세계 TV 판매량이 부진한 탓이다. TV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경기 악화로 5월 노동절 기간에 기대만큼 TV를 판매하지 못했다. 위츠뷰에 따르면 올 1분기 LCD TV 출하량은 4405만대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와 8.4% 감소했다. 이로 인해 TV제조업체들은 TV 패널 주문을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패널 생산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점이 대형 LCD 패널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BOE와 차이나스타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형 LCD 생산설비를 빠르게 확충하는 추세다. BOE는 올 1분기 LCD 생산설비 B10의 가동을 시작했고, 차이나스타도 2019년 3월부터 11세대 LCD 생산 공장을 가동한다. 중국 TV 업체들의 자국 패널 채택 비율은 80%까지 올라갔다.
때문에 국내 TV 제조업체들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CD 가격 상승으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TV 제조업체들은 구매비용 증가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올해 TV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LCD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얻고 있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고 3분기부터는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여태까지 TV패널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최근에는 TV 제조업체들이 구매물량을 조절하고 있어 안정화됐다”면서 “3분기 삼성전자, LG전자 TV 패널구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LCD 가격이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