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기업들이 쾌적한 사무환경을 중요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인식함에 따라 사무가구 시장의 성장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사무가구 전문기업인
퍼시스(016800)가 국내 브랜드 사무가구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009240)의 추격도 만만찮다. 여기에 업계 2위
현대리바트(079430)도 사무가구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나서는 등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1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공조달을 포함한 국내 사무가구 시장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달청 등을 통해 조달되는 공공조달 사무가구를 제외한 일반 기업이나 대학교, 병원 등의 사무가구 수요 증가세가 눈에 띈다. 업계는 올해 일반 사무가구 시장규모가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사무가구 점유율 1위인 퍼시스는 지난달 31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사무환경 세미나'에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5년 후 매출 5000억원을 넘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400억원대 수준에 머무르는 수출 비중을 늘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퍼시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까지 직접 나서, 이 같은 마스터 플랜을 대대적으로 밝힌 데에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퍼시스는 최근까지 극심한 매출 정체를 겪고 있다. 최근 5년간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219억원, 2170억원, 2199억원, 2436억원, 2315억원을 기록했다.
퍼시스가 매출 2000억원 초중반대의 박스권에 갇힌 사이 국내 브랜드 가구업계 1위 한샘이 매섭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한샘의 사무가구 계열사 한샘이펙스는 지난해 매출액 90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액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 상승세도 눈에 띈다. 지난 2012~2013년 600억원대에 머물던 이 회사 매출은 2014년 710억원, 2015년 864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천 송도에 오피스 브랜드 '한샘비츠'의 대형 표준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 역시 자사 오피스 브랜드 하움과 네오스 등을 통해 사무가구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현대리바트 대리점에 오피스 브랜드도 함께 유통·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전략으로 단숨에 200곳이 넘는 판매 채널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사무가구 부문에서 72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조달을 통한 사무가구 수요는 코아스와 우드메탈 등 관련 중소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면서 "반면 최근 사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일반 사기업과 벤처·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한 사무가구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인식될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종태 퍼시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무환경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퍼시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