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 버스전용차로에 노선 과부하로 인해 녹색 신호에도 버스가 통과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한 정차대수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서울연구원의 ‘정류장 혼잡도 고려 중앙버스전용차로의 수송용량 산정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천호대로에 처음 도입된 중앙버스전용차로는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늘어 올 연말에는 134.5㎞에 달할 예정이다. 다른 교통수단과 버스를 분리함으로써 버스에 통행우선권을 부여해 정시성을 확보하고 도심 교통환경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와 달리 정류장 혼잡으로 인한 정체 문제는 도입 취지를 흐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산1호터널에서 옛 중앙극장으로 이어지는 버스중앙차로는 통행속도가 승용차와 택시보다도 낮다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이어지는 광역버스가 1호터널에 몰리면서 정류장 처리용량보다 많은 버스가 배정돼 정류장을 진입하려는 대기행렬이 늘어서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 분석결과, 버스 정차시간과 주행속도에 영향을 주는 유효 녹색시간과 승하차인원, 버스대수 가운데 현실적으로 중앙차로의 적정용량과 최대용량을 산정해 시간당 버스대수를 조절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서울연구원은 이전 녹색 신호등을 통과해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승객을 태운 후 다음 녹색 신호등이 켜질 때 이동하는 중앙차로 특성을 반영해 신호주기동안 버스정류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버스가 발생할 시 이를 서비스 실패(Service Failure)라고 정의했다.
실제 대표적인 혼잡 정류장인 강남대로 우성아파트, 등촌역 강서보건소, 삼선교 한성대학교, 고속버스터미널, 중랑교, 석촌호수 한솔병원, 신촌오거리 신촌역, 홍제역 정류장은 시간당 최대 12~14대, 평균 7~11대의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서비스 실패 현상도 시간당 4~12차례 가량 발생했다.
서울연구원은 서비스 실패가 발생하지 않는 시간당 적정용량으로 우성아파트 180대, 강서보건소 136대, 한성대 130대, 고속버스터미널 124대, 중랑교 123대, 한솔병원 158대, 신촌역 135대, 홍제역 167대를 산출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적정용량은 운영자 수준보다는 이용자 수준에서 감내할 수 있는 용량”이라며 “향후 중앙버스전용차로 정체가 더욱 확대되는 만큼 적정 서비스 유지를 위한 상시 모니터링을 포함한 운영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역 버스승강장의 출근길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