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스타필드 고양' 성공 공들인다

8월 오픈 앞두고 '밑그림' 전면수정…신세계 기존 복합몰과 차별화

입력 : 2017-06-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기존의 생각들을 다 뒤 엎어 버리고 백지에서 다시 생각하려 한다."
 
지난달 31일 채용박람회장에서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8월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의 준비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용진 부회장의 복합쇼핑몰 '홀로서기'의 첫 시험대나 다름없는 '스타필드 고양'의 오픈 한달여를 앞두고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해 9월 '쇼핑의 미래'를 표방하며 야심 차게 선보인 '스타필드 하남'과 올 초 오픈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잇는 세번째 후속작이다. 동시에 정 부회장이 홀로 밑그림을 그리고 운영계획까지 세우는 첫 번째 복합쇼핑몰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6월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139480)는 스타필드의 운영주체였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100% 취득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지분 정리를 끝낸 셈이다. 이로써 '스타필드 고양'은 온전히 정 부회장의 작품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더 정성이 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세계는 당초 '스타필드 고양'을 올해 6월 중 오픈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시간을 더 구해서라도 완벽한 '쇼핑의 미래'를 구현하고자 했고, 결국 8월 오픈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실제 '스타필드 고양'은 오픈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철저한 비밀리에 공을 들이고 있고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지난 한달 간 정 부회장은 두 차례나 '스타필드 고양' 공사현장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우선 정 부회장은 기존 '스타필드 하남'에서 성과와 동시에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스타필드 하남의 방문객 수는 주중 5~6만명, 주말엔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매출도 266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하는 등 오픈 1년이 안된 시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적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성에 차지는 못하는 성적표로 보인다. 정 부회장이 최근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인 뒤 고객 동선과 매장 콘셉트, 전문점의 역할, 고객 체류 시간 등 생각지도 못한 미흡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밝힌 것도 못내 아쉬움을 표현한 대목이다.
 
우선 '스타필드 고양'은 아웃렛 입점이 유력하다. '스타필드 하남'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점 등으로 구성돼 아웃렛 입점을 배제하며 가격이 저렴한 이월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구성으로 갈 전망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큰 규모(연면적 45만9498㎡)와 풍성한 볼거리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지갑을 여는데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스타필드 고양'에 아웃렛 입점이 점쳐지는 이유도 고객들의 소비 수요를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매장 구색은 기존 신세계가 운영하는 아웃렛과 차별화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교외에 위치한 복합쇼핑몰까지 갈 때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는만큼 스타필드 고양도 이를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객의 타깃도 차별화할 전망이다. '하남'이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에 반해 '고양'은 영유아를 둔 30~40대 부모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도 '스타필드 고양'의 오픈을 앞두고 "고양시는 유아동 비중이 특히 높기 때문에 유아를 둔 부모들을 공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유아동 시장을 완전히 석권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필드 고양'에 더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3호점이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홀로서기로는 '첫번째 스타필드'여서다. 1호점인 하남은 미국 터브먼과 합작했고, 2호점인 코엑스점은 기존 매장을 리뉴얼한 형태였다. 반면 '고양'은 처음부터 신세계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복합쇼핑몰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스타필드 고양'이 고객 친화적 매장으로 어필한다면 새로운 공감대와 대안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 부회장도 그만큼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 조감도. 사진/신세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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