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기자] 불소수지 코팅 프라이팬 일변도이던 국내 프라이팬 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외 세라믹 코팅 프라이팬업체들이 '친환경'을 무기로 반격에 나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프라이팬 가운데 불소수지 코팅 제품은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세라믹 코팅 제품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불소수지는 일종의 플라스틱으로 정식 화학명은 폴리테트플루오로에틸렌(PTFE)이다. 열에 강하고 부식도 잘 되지 않으면서도 마찰력이 매우 작은 물질이다. 때문에 불소수지 코팅 프라이팬은 조리 시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고 세척도 매우 간편한 게 특징이다. 프라이팬 코팅제로 가장 적합한 물질인 셈이다.
그러면서 불소수지 코팅 프라이팬은 국내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내 프라이팬 판매 1위 브랜드인 '테팔'의 전 제품도 불소수지 코팅 제품이며, 국내 주방용품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 업체인 '해피콜' 역시 불소수지 코팅 제품을 주력으로 한다. 이외에도 거의 모든 국내외 업체가 불소수지 코팅 프라이팬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라이팬 업계에 불소수지 코팅을 대신 세라믹 코팅을 입힌 제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불소수지 보조제로 쓰이는 한 물질에 대한 발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프라이팬 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미국 환경청은 과불화옥탄산(PFOA) 물질의 발암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발표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과불화화합물 가운데 하나인 PFOA는 불소수지를 만들기 위한 보조제로 쓰이는 물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불소수지 코팅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 식약처는 제조방식의 발전으로 현재는 PFOA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PFOA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지만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트렌드를 가장 빨리 읽고 마케팅에 나선 업체가 바로 지난 2005년 벨기에에서 설립된 '그린팬'이다. 이 회사는 불소수지 코팅의 유해성을 적극 강조 하는 동시에 세라믹 코팅의 친환경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린팬은 현재 세라믹 코팅 주방용품 글로벌 1위에 올라있다.
국내 업체인 '네오플램'도 세라믹 코팅 제품을 주력으로 한다. 이 회사는 3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세라믹 코팅의 최대 단점인 약한 내구성을 크게 향상 시킨 신제품을 최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주방용품 벤처기업 '킴스켐' 역시 세라믹 코팅 프라이팬을 생산하며 친환경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단점을 보완한 세라믹 코팅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불소수지 코팅 제품과의 경쟁이 예상된다"며 "다만 불소수지 코팅 제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어느 정도 변화가 일으킬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