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분기 D램 제품들의 전체적인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보다 5%가량 오를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공급자들은 수익이 더 개선된다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8GB LPDDR4X 모바일 D램. 사진/SK하이닉스
D램익스체인지는 스마트폰 시장 등 최종적인 D램 수요가 강하지는 않지만, 제조기술 전환이 느려지면서 공급 긴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단기간 내에 추가 생산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내년까지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의 사용처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진 점도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꼽혔다. 그간 D램 제품은 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만 사용돼 종류가 제한적이었고 사양도 비슷했다. 최근에는 그래픽 프로세싱, 클라우드 컴퓨팅, 자동차 전장부품, 머신러닝을 위한 하드웨어 가속 등 다양한 분야에서 D램이 사용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이들은 초기 시장이다 보니 고도의 맞춤형 제품이 필요하고, 가격의 부침을 크게 겪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에도 PC나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급격하게 늘지는 않겠지만, 데이터센터 분야의 수요와 연말 가전제품 성수기를 앞둔 D램 확보 경쟁 등으로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D램 가격 강세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업계에는 희소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4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어 SK하이닉스가 27.9%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양사의 점유율만 71.4%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이나 PC용 D램의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빅데이터가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서 D램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에도 D램 가격상승을 타고 호실적을 이어간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의 공급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가 늘다보니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 애플의 아이폰 출시 등이 더해지면서 올해 내내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