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입사 특혜 의혹에 연루된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 3명을 오는 3일 조사한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이날 이 전 최고위원과 김인원 전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과 김성호 전 수석부단장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로부터 준용씨의 입사 특혜에 대한 허위 자료를 넘겨받아 국민의당 김 전 부단장에게 보고한 인물로, 이씨의 조작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 전 위원을 출국금지 조처하고,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이후 29일 이씨를 구속하는 등 일주일 동안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제19대 대통령선거일 나흘 전인 지난 5월5일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에 당시 문재인 후보가 개입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준용씨의 파슨스스쿨 동료를 자처한 익명 제보자의 음성변조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을 조작해 국민의당에 제공했으며, 이 익명 제보자의 음성은 이씨의 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익명 제보자인 것처럼 음성 파일을 녹음한 이씨의 동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씨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독자적인 범행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검찰 소환 직전 당원들에게 "모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 자료를 만들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당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 위원장'으로 이 전 최고위원이 지목되고 있다.
이에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4월22일부터 의혹 제기 직후인 5월6일까지 이씨와 이 전 최고위원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 이씨가 공모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 전 최고위원이 여전히 (조작을) 모르고 있던 것이 맞다는 것이 제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에도 연락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이씨는 안 전 대표에게 지난달 25일 "제발 고소 취하를 부탁드린다. 이 일로 구속당한다고 하니 너무 두렵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안 전 대표는 그달 24일 이 전 최고위원을 5분간 독대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은 "문자를 확인한 것은 인정했지만, 당시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고 답문도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 전 대표 측 김경록 전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의 적극적인 협조로 검찰 수사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 조작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자택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