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일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12시54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무슨 조사를 받으러 왔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정씨를 조사한 후 2차례에 걸쳐 기각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씨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승마 전지훈련 관련 용역대금, 선수용 차량 구매대금, 마장마술용 말 구매대금과 보험료 등을 받는 과정에서 최씨와 공모해 말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담고 재학 당시 허위 서류를 이용해 출석과 봉사활동을 인정받는 등 학사 관리에서 특혜를 받고, 이화여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부정하게 입학한 후 학점을 받는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씨는 최씨의 예금으로 송금받을 수 있는데도 신용보증장으로 대출을 받아 독일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등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법무부를 거쳐 정씨가 구금됐던 덴마크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대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15년 12월 최씨의 예금과 임야를 각각 담보로 신용보증장을 발급받은 후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연 0.98%의 금리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정씨에 대한 추가 조사와 마필 관리사 이모씨, 정씨의 전 남편 신모씨, 정씨의 아들을 돌봐 온 보모 고모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달 18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또다시 기각됐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지난달 27일 정씨를 1차례 더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두 번의 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비선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약 11시간 가까운 검찰 조사를 받고 지난달 27일 오후 차량에 올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