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14세 이하의 자녀를 둔 우리나라 부모 10쌍 중 3쌍만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맞벌이 비율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3일 고용노동부는 2014년 기준 OECD 통계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자녀를 둔 부모의 고용상황에 대해 분석한 결과 0∼14세 자녀를 둔 한국 부모의 맞벌이 비율은 29.4%, OECD 평균은 58.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외벌이'가 46.5%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전일제 맞벌이'(20.6%), '전일제+시간제'(8.8%) 순이었다. 전일제와 시간제를 합친 맞벌이 부모 비중은 OECD 평균(58.5%)의 절반 수준(29.4%)에 그쳤다.
고용부는 한국의 맞벌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는 남성의 가사 분담 저조와 장시간 근로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한국 남성들의 가사분담 시간은 하루 45분에 불과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통계가 잡힌 26개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1시간이 채 안 됐다. OECD 평균(138분)의 3분의1,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이 가장 긴 덴마크(186분)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 여성은 남성의 5배가 넘는 3시간47분을 가사노동에 할애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로 맞벌이가 증가했음에도 남성의 가사 분담률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라며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높은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남성의 총 노동시간이 여성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고, 우리나라와 일본, 멕시코 등에서는 성별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가사노동 쏠림현상은 장시간 노동자 양산과도 연관이 있다. 한국은 주 50시간 이상 일한 노동자 비중이 23.1%로 터키(39.3%), 멕시코(28.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정책관은 "우리나라의 일하는 환경이 여성 친화적이지 않아 대부분의 OECD 국가와 달리 맞벌이보다는 남성 외벌이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라며 "일하는 엄마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아빠의 적극적인 가사 참여와 더불어 장시간의 경직적인 근로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