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RPG' 앞세워 '도약' 시도

"기기 진화로 성장성 높아"

입력 : 2010-02-01 오후 7:23:39
[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게임은 단순한 게임구성과 조작법, 휴대성 때문에 이동 중이나 쉬는 시간 틈틈이 즐기는 '시간 때우기'용 게임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임의 한 단계를 통과하는 데 3~4시간, 많게는 그 이상이 걸리는 역할수행게임(RPG)이 모바일게임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면서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 모바일게임, 'RPG' 앞세워 '도약' 준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RPG게임 가운데 KTH(036030)가 서비스하는 '크로이센'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3개월간의 다운로드 건수가 35만건에 달한다. '와일드프론티어'도 지난 10월 출시 후 현재까지 무려 50만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컴투스(078340)가 서비스하는 '이노티아 연대기2'는 1월말 기준으로 약 39만건의 누적 다운로드수를 기록했고, 게임빌(063080)의 '제노니아2'도 출시 5개월여만에 40만건에 육박하는 좋은 성과를 보였다.
  
모바일 RPG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길드' 등 커뮤니티 위주로 돌아가는 온라인 RPG게임과 달리 홀로 게임을 즐기는 '싱글 플레이어' 위주로 게임이 빨리 진행되는 특징을 모바일 RPG게임의 장점으로 꼽았다.
 
하루에 1~2시간, 많게는 5시간 이상 모바일 RPG게임을 즐긴다는 대학생 임형빈씨(21세)는 "공간제약이 없어서 어디서든 손쉽게 할 수 있고, 게임 진행이 빨라 모바일 RPG게임을 더 즐긴다"고 말했다.
 
한 모바일게임업체의 마케터는 "모바일 RPG게임은 온라인 RPG처럼 긴 시간을 요구하지 않고, 모바일 특성에 맞게 자동 저장 기능 등이 잘돼 있어 짧은 시간 동안 즐기면서도 충분히 그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 기기 진화와 함께 게임도 진화
 
모바일 디바이스의 진화도 모바일게임의 이런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등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가 보급되면서 이동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고, 기기들의 성능 또한 기존의 PC환경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고용량의 복잡한 게임들도 휴대폰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 기기 보급과 통신 인프라 확대가 모바일게임 산업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위원은 "고도화된 모바일 기기가 많이 보급되고 있고, 기존에는 모바일게임이 이동통신망을 주로 이용해 보급됐지만 최근에는 와이파이나 와이브로를 이용한 모바일 통신망이 확대되고 있어, 모바일 기기와 통신망에 대한 인프라 확대가 그 콘텐츠인 모바일게임 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익모델 정착·온라인게임 모바일화 지향해야"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규모는 37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1% 성장했다.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보다 22% 성장한 4600억원대로 예상된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 이후 모바일게임의 활성화 추세를 감안하면, 시장은 이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에도 34%대의 고성장을 보이며 6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돼, 모바일게임 시장의 발전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최경진 연구위원은 향후 모바일게임시장의 발전 방향으로 '온라인게임의 모바일화'를 제시했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 게임업체들의 경우, 이미 모바일게임업체와 손잡고 인기 온라인게임들을 모바일게임으로 구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온라인게임이나 콘솔 게임들이 모바일게임으로 다운플랫폼 되면서 모바일게임 자체도 경쟁력 있는 매체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넥슨모바일이 최근 온라인 RPG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했다.
 
부분유료화 모델도 국내 모바일게임의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해외 모바일게임업체들의 경우, 게임 출시 초기의 다운로드 이용료가 매출의 대부분이고 게임 자체가 단순하게 구성돼, 게임을 통한 아이템 판매나 부분유료화 모델이 많이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미 PC 온라인게임에서 부분유료화 모델을 성공시켜 수익모델 기반을 잘 닦아 놓은 상태다.
 
'크로이센'과 '와일드프론티어'의 경우, 다운로드 매출 대비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한 부분유료화 매출이 110%대로 더 높다.
 
'이노티아 연대기2'도 다운로드 매출의 100%에 달하는 부분유료화 매출을 달성했다.
 
일회적인 다운로드 매출을 넘어서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잘 정착시키고 이를 토대로 질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우리 모바일게임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빌의 '제노니아'는 아이폰용 앱스토어 시장에서 톱10에 들며 우리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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