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성과급 균등배분'에 참여하는 교사가 지난해 대비 1만1000여명 이상 늘어났다.
1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을 받은 뒤 동료 교사들과 똑같이 나눠 갖는 '성과급 균등배분'에 참여한 교사는 전국 3696개교 8만708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참여인원인 전국 3520개교 7만5627명보다 15.15%(1만1458명) 늘어난 수치다. 2015년에는 전국 2877개교 7만1965명이 참여해 성과급 균등배분 참여 하는 교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균등분배 참여 학교 수와 교사 수는 전교조 자체 조사 결과로 실제로 균등분배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성과급 균등배분이 공정경쟁을 통한 교사들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라는 당초 취지에 맞지 않게 교원 사이의 비교육적인 경쟁을 촉진시켰단 점이다.
교원성과급제는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도입된 이후 장기적 평가대상인 교육성과를 단기적으로 평가해 교단을 황폐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공정하지 않은 교사 개개인의 성과평가와 확대된 차등비율로 등급별 성과급 차액이 벌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날 전교조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이 도입된 지 16년이 지난 오늘날, 교육부가 주장하는 목적이 실현되기는커녕 교직사회는 반목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돈을 놓고 경쟁시키는 천박한 시스템은 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자존감과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선 교사들도 교원성과급 폐지를 가장 시급한 개혁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에 따르면 유·초·중·고 교사 10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초중고 교육 정상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실시돼야 할 정책을 3가지만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2.7%가 '교원성과급 폐지'를 1순위로 꼽았다.
전교조는 지난달 서울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에 17개 지역 10만4307명의 교사가 서명한 성과급 폐지 의견서를 전달한 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 후 서명지 원본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교직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성과급이라는 교육 적폐를 즉각 청산해야 한다”며 “이제 신자유주의 무한 경쟁과 관료적 통제로 망가진 한국 교육을 다시 세워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교원성과급제에 대한 입장은 진보와 보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전병식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해경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서울지부장이 교원 성과상여금제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교원 성과상여금제도 폐지는 교육의 본질 회복과 맞닿아 있다”며 교육당국에 관련 법령을 개정해 차등 지급이 아닌 전문성 신장을 위한 수당으로 의 전환을 촉구했다.
17일 오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육부 앞에서 교원 성과급 폐지 의견서 전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