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첫 일성으로 '방송의 정상화'를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권력의 부정과 비리를 고발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앞장서야 할 공영방송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면서 "방송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당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이 지켜지지 못했고 많은 비판이 있었다"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무엇보다 지상파의 지배구조 개선과 종합편성채널(종편) 개혁이 과제로 꼽힌다. 지상파 3사의 이사회는 여야의 추천으로 결정된다. 여당의 몫이 많아 친여 성향을 띨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 각 사의 이사진은 KBS가 11명(여 7명·야 4명), MBC 9명(여 6명·야 3명), EBS 9명(여 8명·야 1명)이다. 그는 청문회에서 종편 4개사가 모두 의무전송채널인 점과 과다경쟁을 벌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도 화두다. 지상파는 종편·케이블 등 유료방송의 덩치가 커진 만큼 중간광고 도입 등 동일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 제작환경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박환성·김광일 PD는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독립 PD로, 오는 10월 EBS에서 방송될 다큐멘터리 촬영 차 남아공을 찾았다. 이 사고로 외주 제작 관행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독립 PD들의 참담한 죽음을 계기로 방송계의 불공정거래가 다시 고발되고 있다"며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실효성 있는 시정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인터넷 게시물 차단 조치에 대한 제도 개선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확대할 것"이라며 "개인·위치 정보 침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며, 적절한 비식별 조치를 통해 정보 활용 시대에 뒤쳐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찾아 "방송의 자유·이용자 복지·방송산업의 발전·방통위의 위상 확립 등 4가지가 포인트"라며 "적절한 시점에 기자간담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욱·표철수 상임위원도 이날 취임했다. 기존 고삼석·김석진 위원까지 5명의 4기 방통위 상임위원진이 꾸려졌다.
이 신임 위원장은 방송미디어 전문가다.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방송개혁위원회·한국언론정보학회·방송위원회 등에서 근무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며 언론개혁에 앞장섰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