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정부 첫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세제 개편을 둘러싼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원칙적인 증세 기조에는 찬성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법인세 인상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세법 개정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가 충돌하는 지점은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안이다. 특히 한국당은 법인세 인상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법인세는 국가경쟁력과 관련돼 있어 소득세와는 다르게 보고 있다”며 “법인세 인상은 세계화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경제논리대로 가는 것이 좋은데 소위 역주행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한국당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법인세는 양보할 생각이 없지만, (과세표준) 5억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금을 40%에서 42%로 2%포인트 올리고 3억~5억 구간을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과 같은 합의가 이뤄진다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증세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세부내용에 있어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증세에 찬성하고 있고 바른정당도 중부담·중복지를 위한 자체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담은 재정계획을 마련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이전에 야당 설득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현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공조할 경우, 과반이상의 동의를 얻어 세법 개정안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우선 세법 개정을 위한 국회 논의를 위해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달 중순부터 협의체 구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참여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반면, 한국당이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이어서 협의체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정협의체는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나서도 사안이 장기화되고 표류될 때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증세 논의에 참여하면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법인세는 한국당의 의견을 반영해 현 22% 수준으로 동결하고, 소득세는 ‘중복지·중부담’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의 절충안에서 여야가 타협을 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