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장들의 이른 복귀 속 유승민·심상정 백의종군 '존재감'

유승민은 전국 돌며 민생투어…심상정, 지방선거까지 정중동

입력 : 2017-08-06 오후 4:15:4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지난 대선에서 각각 고배를 마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판에 복귀한 가운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 의원과 심 전 대표 모두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며 공개발언을 자제하는 등 홍 대표, 안 전 대표의 행보와 대조를 이루며 대선 패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유승민 의원은 대선 직후 바로 평당원으로 돌아갔다. 유 의원은 지난 5월 대선 이후 바로 다음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갖고 “당분간 평당원으로서 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대표 경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있었지만 나서지 않았다. 당시 유 의원은 “백의종군 하겠다는 약속을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최근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대표와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취임과 출마에 대해 “나는 대선에 실패했던 후보로 바로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당직을 맡아야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 위치에서 당분간 백의종군하겠다고 약속을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게 옳다”며 “언젠가 당을 위해 제 역할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도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하며 한동안은 평당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근 유 의원은 이혜훈 대표와 함께 ‘민생투어’에 나서는 등 꾸준히 전국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대학생과 젊은 당원 등을 상대로 강연에 나서거나 사드 배치 등 외교·안보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에 맞춰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겠다고 밝혀, 이를 계기로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할 지 주목된다.
 
심상정 전 대표도 지난달 이정미 의원이 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되자 즉각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달 10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퇴임식에서 “국가로 보나, 정의당으로 보나 중대한 전환기에 당 대표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며 “임기를 마치고 정의당의 자랑스러운 당원이자 국회의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당 일선에서 물러난 심 전 대표는 퇴임식에서 밝힌 것처럼 당내 청년 조직기반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달 청년사회상속제 관련 토크콘서트에 출연하고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대선후보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온 청년 관련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심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내에서는 직접 후보로 나서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와 연동해서 심 전 대표가 개헌 추진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당 내 한 관계자는 6일 “기본적으로 당내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일 중요한 게 개헌인데 직접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들어가서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선거제도를 제대로 바꿔내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바른정당 유승민(왼쪽) 의원이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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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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