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오는 18~31일 개최되는 8월 임시국회에서 애초 목적인 박근혜정부 수립·집행예산 결산심사와 함께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입장차이와 일정 상 제약으로 인해 실제 본회의 통과에 이르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5일 여·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와의 만찬 자리에서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한 협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전날 법안 통과를 위해 법안소위를 적극 가동하자고 제안했으며 여야 원내대표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 모두 민생을 내세우며 8월 국회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2주년 광복절 경축식 후 기자들을 만나 “(8월 임시국회의) 가장 중요한 골격은 국민의 삶이고 민생”이라며 “국회도 촛불민심을 이어받아 문 대통령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뒷받침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상임위별 법안소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 산적한 민생법안이 최대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6·7월에 각각 임시국회가 열리기 직전 우선처리법안을 선정하는 등 민생법안 처리 필요성을 밝혔지만 일부 장관 인선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대한 입장차이로 인해 논의 시점을 놓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산적한 민생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 의장의 제안과 각 당 지도부의 화답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국회 운영 과정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부분 상임위가 18일부터 3일 간은 (박근혜정부) 결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날짜 중 각 당이 의원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법안심사) 날짜가 안나온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5일 숙려기간’을 감안하면 어려움은 더 커진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에서 심사한 법률은 5일간의 기간을 거친 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 중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각 상임위에서 법사위에 늦어도 26일까지는 올려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도 “법사위에 계류된 80여 건의 법안을 의결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상임위별 논의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각종 정책에 대한 입장차이로 인한 공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문제와 세법개정안, 부동산 대책, 탈원전 정책 등을 놓고 한국당 등 야당은 ‘국민불안을 덜기 위해서라도 문재인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실효성 등을 철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문화방송(MBC)·한국방송(K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여당 발 ‘방송4법’ 개정과 한국당 발 ‘경제활성화법’ 등도 내부에서 처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8월 국회 내 처리는 요원해 보인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진행된 정세균 국회의장(가운데)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단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