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금융 악 척결 노력에 대포통장과 보이스피싱 발생건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상반기 대포통장 및 보이스피싱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중 대포통장 발생 건수는 월평균 34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88건) 감소하는 등 2015년 이후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이스피싱도 월평균 36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53건) 감소했다. 반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월평균 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13억원) 증가했다.
월평균 피해액이 증가한 이유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정부기관 사칭형에서 저금리 대환대출을 빙자한 대출빙자형으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포통장은 발생 건수는 은행 12.7%↓, 상호금융 13.1%↓ 등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제2금융권 중 새마을금고(7.1%↑)·우체국(10.9%↑)에서 대포통장 발생 건수가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대포통장 관리를 가장 잘한 은행은 NH농협은행으로 1만명당 대포통장 0.31건이 발생했다. 다음은 KEB하나은행(0.66건)이었으며 우리은행 (0.91건), 신한은행 (1.21건), KB국민은행(1.25건), IBK기업은행(1.35건) 순이었다. 농협은행은 평균 3~4명인 타사에 비해 모니터링 요원이 8명으로 많고 모니터링 운영 시간도 길어 사기범들이 대포통장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이처럼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사기범은 피해금을 비트코인 거래소 계좌로 송금토록 하고 이를 현금화하는 신종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발신번호 변작, Auto call을 통한 무차별적인 문자메시지 발송과 더불어 대출모집인의 전화 영업방식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그 수법이 정교화·지능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 중 71.3%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기관 사칭형의 경우 20·30대 여성이 해당 유형 전체 피해자 수의 절반 이상(51.9%)을 차지했으며 대출빙자형의 경우 대출 수요가 많은 40·50대의 피해 비중이 높아, 남녀를 합산해 전체 피해자의 다수(60.7%)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올해 9월 중 인터넷뱅킹, ATM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예금을 지급하는 경우 문답방식으로 예금 지급 목적을 확인하는 예금지급 문진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신종 사례에 대해 즉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이를 후후·후스콜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신속 전파하고, 필요시 대국민 문자메시지 발송할 계획이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