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30대그룹의 올 상반기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설비투자와 직결된 유형자산 투자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종별 편차가 커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호황에 삼성, SK 등은 시설투자가 대폭 확대된 반면,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의 현대차, 두산 등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일 CEO스코어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그룹 217개 계열사의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투자액은 총 37조1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9조245억원)과 비교하면 28%(8조1249억원) 급증했다.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과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가 모두 늘어난 가운데, 유형자산 투자 증가액이 전체 증가액의 99.1%를 차지했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투자액은 각각 33조4018억원, 3조7477억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31.8%, 1.9% 증가했다.
투자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이었다. 올 상반기 삼성의 투자액은 12조6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5조209억원) 급증했다. 무형자산 투자액이 35%(2686억원) 감소했지만, 유형자산 투자액이 77.3%(5조2895억원)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LG와 SK도 각각 51.7%(1조7232억원), 34.9%(1조7026억원) 투자가 늘었다. 이로 인해 3개 그룹의 투자 증가액(8조4467억원)이 30대그룹 전체 증가액(3217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현대차와 두산,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중후장대 업종에 속하는 그룹들은 투자가 대폭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5577억원) 줄어든 3조4767억원에 그쳤다. 감소액으로 보면 30대그룹 중 최대다. 두산(-53.2%)과 포스코(-15.6%) 등도 1000억원 이상 투자액이 줄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