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FA 전시장에 마련된 LG의 올레드 터널.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OLED 전쟁의 서막이 열린다. LG가 IFA에서 V30을 공개해 소형 OLED 패널 시장의 출사표를 던진다. 삼성의 아성에 대한 도전이다. 반면 대형 OLED는 LG 독무대다. 삼성은 LCD 투자를 중단하고 OLED에 사활을 건 LG와 달리 커브드와 퀀텀닷 등 다양한 우회로를 통해 LCD 시장에서 격전을 치른다. IFA가 모의전이다.
TV의 화질을 설명하던 색재현율, HDR 등의 용어가 스마트폰으로 옮겨 붙는다. LG도 마침내 자력의 소형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V30을 출격시키며 삼성 추격전에 나선다. V30은 18:9 화면비의 OLED 디스플레이를 제품 전면부에 꽉 채웠다. LG는 특히 V30의 ‘OLED 풀비전’이 현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중 색을 가장 정확하고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TV에서의 삼성과의 오래된 구연이 스마트폰에서도 재연될 조짐이다.
소형 OLED 시장의 91%(지난해 생산능력 기준)를 독점한 삼성은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다만, 시장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등 세트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패널가 하락을 위해 수급 분산을 계획 중이다. 삼성의 독점구조를 깨뜨릴 가장 강력한 후보는 LG다. 구글의 픽셀폰이 먼저 LG의 OLED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기의 특허소송을 통해 앙금이 쌓여있는 애플도 LG가 성장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LCD 패널 가격은 하반기 하락세가 예상된다. 중국 BOE가 10.5세대 LCD 공장을 추가하기로 하는 등 규모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LG디스플레이는 LCD 투자를 멈추고 대·중소형 OLED 15조원 투자 등 OLED로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택했다. 중국 업체들과 소니 진출 이후 탄력을 받은 OLED TV의 성장세가 이러한 전략에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반면 삼성은 LCD 시장에서 보다 길게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본다. 2분기만 해도 고부가 LCD 제품 판매가 늘어나 실적이 올랐다. 하반기 세트업체의 패널 재고 증가와 패널 업계의 공급 확대로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지만 고해상도와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 속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일 중국에서는 초슬림 커브드 프리미엄 LCD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삼성은 커브드 LCD를 성장이 둔화된 대형시장을 타개할 핵심 기술로 꼽았다.
양사는 IFA에서 B2B 영업 측면의 비즈니스 협상에도 주력한다. 별도로 전시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는다. 전방 계열사의 전시 제품을 지원하는 정도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