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던 삼송과 원흥지구가 뜨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초대형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가 24일 삼송에 개장하고, 오는 10월 ‘이케아’가 오픈 예정이다. 앞서 스타필드와 이케아가 들어선 지역마다 인근 부동산이 들썩이면서 ‘스타필드 효과’·‘이케아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이들 복합쇼핑몰은 쇼핑, 문화, 여가, 교육 등이 집약된 신개념 테마파크라는 점에서 인근 삼송·원흥·지축뿐 아니라 일산·김포·서울 은평 마포 지역의 수요까지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인근 부동산 몸값이 들썩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24일 복합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고양'을 개장한다. 하남에 이어 두번째로 인근 부동산 시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진/이광표 기자
23일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고양시 삼송동은 지난해 6월13일 3.3m²(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1293만원에서 올해 8월14일 현재 1637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사이 평당 344만원이 상승했다. 단순계산시 59m²(25평형)의 매매가격은 4억925만원, 84m²(34평형)는 5억5658만원이다.
실제로 스타필드 바로 옆 A단지의 경우 입주 당시 4억1250만원 안팎에서 현재 5억85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B아파트 역시 입주 당시 3억9500만원 수준에서 현재 5억55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C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스타필드 호재는 집값에 반영됐고, 최근에는 학원가와 편의시설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송과 맞닿은 원흥 역시 이케아가 들어오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오는 10월 이케아 개장과 함께 입주를 시작하는 고양원흥지구 호반베르디움이 수혜를 입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2년 수도권 광역철도(GTX-A 노선)가 개통되면 3호선 연신내역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이동이 수월해진다는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
지난 2011년 현대산업개발의 '고양 삼송 아이파크'는 미분양으로 계약금 5%와 이사비용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바 있다. 현재는 삼송지역의 부동산 시세를 이끄는 대표 단지로 탈바꿈했다. 사진/현대산업개발
삼송·원흥지구는 10여년 전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택지지구 지정 이후 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광화문과 종로를 20여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지만, 편의시설 등이 거의 전무해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지난 2008년 리먼사태가 터지면서 분양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고, 건설사의 분양성적도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면서 ‘미분양 천국’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지난 2009년 분양 당시 삼송지구에서 2곳 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실제로 신원5단지 우림필유브로힐의 경우 청약접수가 ‘0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바로 인근 원흥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2013년부터 부동산 규제완화가 잇따라 발표됐고, 스타필드와 이케아 등 대기업들의 투자가계획을 확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역대급 개발 호재는 지역 부동산 시장까지 파급력을 끼친 셈이다.
호반건설이 분양한 '삼송 호반베르디움22단지'. 사진/호반건설
A부동산 관계자는 “(삼송, 원흥)이곳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수라장이었다”면서 “비포장도로에 재설작업도 안해줬던 곳인데, 이 동네가 천지개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송은 2~3년전부터 스타필드, GTX 수혜로 집값이 크게 올랐고,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원흥까지 풍선효과가 퍼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