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해 2학기부터 서울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 ‘유니버설디자인’이 편성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 유무나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과 환경,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이다. 일명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으로 작게는 생활 속 도구에서부터 도시 환경까지 다방면에 적용할 수 있다.
시와 서울시교육청은 9월부터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 과정을 초등학교 첫 정규교육과정에 편성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앞서 교육을 받았던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전문 교육업체에서 진행하던 일회성 교육을 담임교사가 직접 가르치는 정규과정으로 편성했다.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은 학생들이 고령화나 장애로 겪을 수 있는 생활 속 불편함을 체험해보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는 교육과정이다.
교육 대상은 서울 초등학교 40개교(120개 학급)에 재학 중인 5학년 학생 약 3000명이다. 시 관계자는 “초등학교 5학년이 유니버설디자인 교육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사고가 가장 유연한 시기라고 판단해 교육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초등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진행한다. 총 4교시에 걸쳐 ▲고령화·장애 체험 ▲유니버설 디자인 이론 교육 ▲창의 디자인 만들기 수업으로 채워진다.
변서영 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정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밑거름이 되고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가 조성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점토로 동물을 만들어보거나 시각장애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는 고령과 지병으로 신체능력이 저하됐을 때의 상황도 체험해볼 수 있다.
시는 이미 지난해 별도 팀을 꾸려 교사용 교육지침서를 만들고, 담임교사 120명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첫 연수를 마쳤다. 시는 향후 교육효과와 만족도를 분석해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을 서울 관내 599개교 전체 초등학생 5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 A씨는 “평소 제자들에게 장애와 관련된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이번에 시가 실시한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 연수를 통해 다양한 장애를 체험해봤다”며 “수업이 간단한 도구로 진행되고 체험 위주여서 아이들의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내기 좋을 것으로 기대돼 2학기 수업에 꼭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22일 서울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시각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촉각도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