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열 정비에 나선다. 각 당은 결산 국회 막바지인 이달 말 잇달아 워크숍과 연찬회 등을 열어 당 운영기조를 설정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과 전략 등을 논의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9월 정기국회 대응전략’ 마련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정부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당정청 핵심 인사가 총출동하는 워크숍인 만큼 정기국회 대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워크숍에서 ▲2017년 정기국회 대응전략 ▲당정청 소통과 협력 방안 ▲종합평가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나눠 ‘집중토론’을 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기국회 대응전략’ 토론에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현안 및 대응전략을,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인 입법과제를 설명한다. 김진표 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문재인정부 5개년 계획을 다시 설명하고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오후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 정책 설명에 나선다.
민주당 워크숍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각 상임위원회 별 토론이다. 상임위 토론에서 문재인정부의 100대 과제를 의원별로 나눠 공론화부터 입법까지 맡기는 책임의원제를 예정대로 추진해 정부가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야당들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공통과제를 중심으로 민생법안 처리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자유한국당은 24일부터 이틀간 충남 천안에 있는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연찬회를 개최한다. 탄핵 정국 이후 보수진영의 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당의 진로와 향후 지방선거 전략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달 초 홍준표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처음 마련한 연찬회인 만큼 소속 의원들은 새 지도부와 당의 진로방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찬회에서 “구체적으로 수치를 이야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비를 걸기 때문에 하진 않겠지만, 어제 여론조사로 (지지율이) 20%를 넘었다”며 “관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와 달리 우리 자체조사 기준으로 보면 한국당이 부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연찬회 일정은 당의 나아갈 방향 설정과 정책기조 탐색에 맞춰졌다. 비공개 일정으로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초청해 ‘한국당에 드리는 쓴소리’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또 김광림 정책위의장 주재로 각 상임위별 위원과 함께 국정감사 현안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국정감사 과제와 관련해서는 고소득자 증세 문제와 대북 대응책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을 다뤘다.
각 당이 워크숍을 통해 국회 현안 등을 논의하지만 저마다 내부 분란을 키울 수 있는 휘발성 있는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워크숍이 단합과 단결의 장이 되기보다는 내홍에 빠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혁신기구인 정치발전위원회 운영 관련 의견충돌이 예상된다. 다만 갈등의 뇌관이었던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문제는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지방선거 기획단’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내부 갈등은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에 자중지란이 벌어질 경우 민심이 싸늘해 질 것을 우려해 양측이 전면전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 친박(박근혜) 청산 등이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당내에서 홍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 청산론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연찬회에서 친박 의원들의 반발이 폭발할 수도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도 자연스레 거론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