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기존 가입자들에게 선택약정할인율 25%를 소급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 장관은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기존 가입자 소급 적용은 기업을 설득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법을 바꿔서 강요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내달 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한다는 행정처분 통지서를 이동통신 3사에 발송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기존 가입자들도 25% 적용 대상이라고 했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시행하는 대신 소급 적용은 물러섰다는 분석이다. 유 장관은 "할인율 상향이 기업이 감당하기에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과기정통부는 단말기 판매와 이통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완전 자급제 도입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용수 2차관은 "완전 자급제는 국회에서도 논의 중"이라며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구성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과학혁신본부장의 인선이 늦어지는 것은 더 신중해지고 있기 때문이며, 곧 발표될 것"이라며 "예산을 이관해오는 것은 전체적인 협의는 됐지만 국가재정법과 상임위 통과, 기획재정부와의 추가 협의 등이 남았다"고 말했다.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취임 나흘 만인 지난 11일 자진사퇴했다. 과거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에 연루돼 각 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과기정통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9월 중순 이전에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유 장관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로, 실체적 성과가 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의 화학적 융합을 위해 힘을 쏟을 계획이다. 유 장관은 "같은 부처인데 ICT와 과학기술 간의 엄청난 칸막이가 있는데 이를 풀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교차 인사"라며 "ICT와 과학기술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날 내년도 예산안으로 14조1759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보다 866억원(0.6%)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예산 중 1조800억원을 청년 과학자 육성과 기초연구 지원 강화에 쓸 계획이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며 "그래야 연구자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