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드스 머티리얼즈 8월호 표지. 사진/과기정통부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하나의 칩으로 화학물질 복합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병원성 질병을 진단하거나 신약을 개발할 때 필요한 분석시간과 고가의 시약 사용량을 줄이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김준원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미세유체 기반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세유체 기술은 밀리미터(mm)이하의 작은 공간에서 유체를 조작 및 제어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어레이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수백개 이상의 매우 작은 물질들이 고체 표면에 집적화된 형태를 말한다.
기존에는 질병 진단 등 화학 및 바이오물질의 복합 반응을 한 개의 분석 칩으로 분석할 때 각각의 반응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했다. 반응물질끼리 오염될 수 있어 여러 반응을 동시에 정확하게 분석하기 어려웠다.
김 교수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이용해 분석 칩 속에 미세 막 구조물이 포함된 독립 공간(제곱밀리미터 당 30개)을 만들었다. 각 공간에 다양한 마이크로 입자를 원하는 개수와 순서로 배치해 입자간 상호 오염 없이 여러 반응을 동시에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기존 방법보다 시약 소모량이 수십에서 수백분의 1로 줄었다. 반응시간도 단축돼 바이러스 검출이나 질병진단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8일(독일 현지시간) 발간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고병원성 질병 진단이나 신약 개발 및 복제약 분야에 필요한 항원·항체 반응 및 세포독성 테스트 등의 분석시간과 고가의 반응시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글로벌 프런티어사업과 선도연구센터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