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이케아가 5개 매장을 2년안에 추가로 출점하기로 하자 국내 가구사도 지역확장에 나서며 맞불에 나섰다. 이케아 진출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겠단 전략에서다. 이케아의 5개 매장 중 3개가 수도권 외 지역으로, 향후 잠재 수요와 높을 것이란 기대에 국내 가구사들 역시 활발히 지방으로 진출하는 모양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케아는 다음달 19일 국내 2호점인 고양점을 오픈한 이후 2020년까지 대전, 부산 등에 추가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당초 이케아는 한국시장을 진출하며 5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자 총 6개 매장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광명점의 경우 2014년 오픈 이후 첫 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매출이 345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를 평가했다. 1년이 지난 2017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매출은 이보다 더 높다. 직전 회계연도보다 6% 증가한 3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판매량으로는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패밀리 멤버 가입자 수도 120만명으로 지난 1년간 30만명 증가했다.
이케아의 진출은 국내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트렌드를 바꿔놨다. '가구를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쓰자'에서 '싸게 사서 자주 바꾸자'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꿨다. 이케아 효과다. 그렇다보니 당초 우려와 달리 이케아 진출이 오히려 국내 브랜드사에게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 가구사들은 실적 감소를 우려했지만 이케아 진출 이후 오히려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을 확대하려는 이케아의 움직임은 국내 가구업계에 큰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이케아는 부산과 대전에 입점을 확정지은 상태다. 이케아가 지방으로까지 발을 넓히면서 국내 가구사들도 지방 고객을 잡기 위해 매장을 오픈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달 대전에 한샘리하우스 매장을 열었다. 대전·충남 지역의 첫 전시장이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울산에 대형 직영매장을 열고 영남 상권 공략에 나섰으며, 대구, 부산 등으로 추가 오픈을 계획 중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수요는 적지만 브랜드 가구사들이 많지 않아 잠재수요는 더 높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대형매장의 경우 오픈하기 위한 초기비용이 높은데 지방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구사들과 이케아가 판매하는 품목이 모두 겹치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케아 진출로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전반적이 관련 수요가 늘어 양쪽 모두의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가구 특성상 시공, 운송 때문에 영역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지방 수요도 높아짐에 따라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