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풍성한 볼거리에 설레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다양한 제품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큽니다. 다만 테러가 일어날까 걱정이에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은 설레임과 걱정이 공존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업체가 참가한 만큼 풍성한 볼거리에 기대감이 컸지만,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는 테러 공포 때문에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엿새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7' 전시회장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전세계 50개국 1805개 기업이 참가했다. 주최측은 전시회 기간 동안 참관객만 약 24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옌스 하이데커 IFA 사장은 "IFA는 참가업체와 참관객 수가 가장 많은 전시회로 지난 2008년 이후 참가업체 수가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 전시회장 앞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IFA 사무국
개막 첫날에는 잿빛 하늘 속에서도 이른 아침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줄로 가득찼다. 전날 내린 비로 날씨도 제법 쌀쌀했지만, 관람객들의 설레임은 막지 못했다. 오전 10시, 입장이 시작되자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전시장 안으로 입장한 관람객들은 다양한 제품에 연신 놀라움과 감탄을 쏟아냈다.
특히 삼성·LG 등 한국 기업을 찾은 관람객들은 상상을 앞서가는 혁신 제품 앞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시티큐브관에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1만1084㎡ 면적의 '삼성타운'을 조성했다. '일상의 새로운 기준(Your New Normal)'이라는 주제로 문을 연 전시장에는 스마트홈·극장·갤러리·체육관·워터파크 등 익숙한 일상 공간이 테마로 꾸며졌다. 부스 안에 마련된 '더 프레임 TV' 전시공간을 찾은 관람객 A씨는 실제 미술관처럼 명화들로 꽉 채운 현장을 보고 "놀랍다. 진짜 TV가 맞냐"며 "아름답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 전시장 내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도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라는 테마로 3799㎡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216장의 돔형태 OLED 터널을 보고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관람객 B씨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다"며 "올해는 돌비 애트모스도 적용해 차원이 다른 화질과 음질을 제공해줘 눈과 귀가 즐겁다"고 말했다. 설치시 두께가 4mm도 되지 않는 'LG 시그니처 OLED TV W' 부스에서는 "전자제품이 아니라 예술작품 같다. 한국의 기술력이 놀랍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밖에도 관람객들은 수 많은 업체들의 다양한 혁신 제품 앞에 연신 함박웃음을 쏟아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결합한 스마트홈 생태계 앞에서는 극찬도 이어졌다.
관람객들이 'IFA 2017' LG전자 부스 입구에 설치된 올레드 터널을 보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만, 테러에 대한 긴장감은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최근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서는 테러가 잇따르면서 공포심이 퍼지고 있다. 특히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IFA 전시회는 개막 전부터 테러 경계령이 내려졌다. 실제 'IFA 2017' 개막 후 현장에서는 전시관 출입구마다 독일 경찰들이 삼엄한 테러 경계 속에 검문을 강화했다. 주최측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무작위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출입구 등에 금속 탐지기와 검색대를 설치했다. 관람객 C씨는 "최근 공연과 행사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테러가 발생해 걱정이 된다"며 "작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베를린에서 테러가 발생한 적이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테러 경계 속 보안요원들이 'IFA 2017' 전시장 출입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독일 베를린=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