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7)'스마트홈 승부수' 던진 LG전자

2020년까지 투자 2배·R&D 인력 50% 늘려…핵심 전략은 '개방'

입력 : 2017-09-03 오후 5:05:35
[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홈 승부수를 던졌다. 스마트홈 기반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력한다.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홈 투자 규모를 2배로 늘리고, 연구개발(R&D) 인력은 50% 이상 대폭 확대한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LG전자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7'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홈 사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연결성을 기반으로 스마트홈이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고객가치 창출에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기술 축적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AI 가전, IoT, 로봇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 1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음성과 이미지를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인공지능 가전을 잇달아 출시했다. AI 가전 라인업은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주요 생활가전 분야를 아우른다. 향후 다른 가전 분야로도 AI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출시하는 생활가전 전 제품에 무선인터넷(Wi-Fi)을 탑재했다. 송 사장은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3년 이내에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며 "인수·합병(M&A)과 같은 방법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가전에 IoT 기술, 독자 개발한 딥 러닝 기술 '딥씽큐(DeepThinQTM)' 등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수십년간 축적해온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음성인식 및 합성,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 기술에 외부와의 '개방 전략'을 구사하는 스마트홈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오픈 파트너십·오픈 플랫폼·오픈 커넥티비티 등이다. 국내 통신사들과의 홈 IoT 서비스를 예를 들면서 모든 분야에 있어 개방과 협력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 제품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기기와 연동되는 이유도 LG전자의 '개방 정책'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송 사장은 "정보기술,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며 "지난해 아마존에 이어 올해에는 글로벌 최대 IT 기업 구글과 손을 잡고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오픈 커넥티비티를 위해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가 판매하는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디바이스와도 상호 연동시킨다는 방침이다. OCF는 390여개의 기업이 가입한 글로벌 최대 규모의 IoT 표준화 단체다. LG전자는 가전 제어에 강점을 가진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연내 출시 예정인 스마트 냉장고 등에 OCF 플랫폼을 적용한다.
 
송 사장은 스마트홈 다음으로 '로봇'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은 스마트홈과 더불어 홈 IoT와 연계해 급성장할 분야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LG전자가 수년 전부터 시작했지만 다른 가전업체들의 추격이 가시적으로 덜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에 IFA 부스들을 둘러보니 로봇청소기들이 많이 나왔다"며 "'우리가 로봇사업을 펼치는 방향성이 맞았구나' 생각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로봇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십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7월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 호텔 등 대형 상업 시설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 확대해 상업용 로봇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경쟁사들의 동향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의 부스를 돌아본 후 “세탁기의 경우 예전에 없었던 아예 새로운 제품이 나와서 놀랐다"며 퀵드라이브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LG전자와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따라올 줄 알고 있고, 앞서갈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자만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끝으로 “앞으로도 '공간 솔루션'의 관점에서 기술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지속 발굴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탐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독일 베를린=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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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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