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부동산 개발사업과 실물을 담보로 개인간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부동산P2P 시장의 성장이 가파라지면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설립돼 현재까지 33호까지 상품을 판매한 부동산P2P 플랫폼 스타트업 '위펀딩'은 이 시장이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 개인신용 P2P와 일반 부동산 투자에 비해 장점을 갖고 있다 설명한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부동산P2P의 누적 대출액은 7월 기준 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1월 누적대출액인 2886억원 보다 두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부동산P2P 관련 상품을 다루는 국내 초기 창업회사만 41곳에 달한다.
부동산 P2P가 이처럼 성장한데는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 주요했다. 시중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영세(개인) 건설업체와 저금리 상황에서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간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부동산 P2P가 일반 P2P와 달리 부동산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도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작용했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있다. 부동산P2P 중 개발형(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의 경우 토지매입, 인허가, 준공, 시행사, 분양 리스크 등 설립과정에서 여러 위험요소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부동산P2P 상품 중 개발형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위펀딩의 이지수 대표를 만나 다소 생소한 부동산P2P 시장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지수 위펀딩 대표. 사진/위펀딩
부동산P2P 투자라는 말이 생소하다.
P2P대출은 사전적인 의미에서 풀어보면 개인 간 거래(Peer to Peer)의 약자로 개인간의 대출을 의미한다. 부동산P2P란 토지 등을 담보로 개발사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부동산 실물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P2P로 이해를 해볼 수 있다.
운영방식은 현재 P2P대출에 대한 구조를 살펴보면 되는데 대부분의 P2P업체들은 우리나라 현행법상 대부업, 대부중개업 법인설립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부동산 담보를 평가 및 확보한 후 이를 상품화해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대출을 중개 및 관리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동산P2P상품은 크게 개발형(PF)과 실물형(실물담보)으로 나눠볼 수 있다. 개발형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있고 그만큼 수익률이 높다. 개발형에는 토지매입, 인허가, 준공, 시행사, 분양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실물형은 개발형에 비해 부동산실물에 대한 가치변동 리스크 정도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이다. 물론 수익률이 이 리스크를 반영한다. 개발형은 10% 중후반, 실물형은 10% 초중반에서 수익률이 형성되고 있다.
주로 어떤 이용객이 부동산P2P 상품을 찾는지
주요 고객층을 분석해보면 전형적인 밀레니얼 세대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기존 금융회사가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과는 달리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주로 자기주도형 고객들로 구성돼 있다. 나이로 보면 대부분 모바일 거래에 익숙하고 급여생활자인 30대 중반이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위펀딩 상품에 투자한 고객 기준으로 40대 이상의 투자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30대 투자자들에 비해 평균 투자금액이 높은 편이다.
현재 국내 부동산P2P 시장의 규모와 업체 수는 얼마나 되는지.
한국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협회사 54개 중 부동산P2P를 상품으로 다루는 회사는 41개사다. 지난 7월 기준 P2P 누적 대출취급액은 1조2000억원이며 이 부동산 관련 대출 누적액은 약 6746억원으로 전체 누적 대출액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우수해 많은 업체들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개발형(PF) 상품 비율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동성이 높아 연체율 및 부실률의 위험이 크다는데.
7월 기준 누적집계로 확인해보면 PF형이 부동산 P2P상품중에 약 60%에 달한다. 부동산 PF투자에는 크게 5가지 리스크가 존재한다. 토지매입, 인허가, 준공, 시행사, 분양리스크가 그것이다. 이러한 위험요소들은 당장의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기보다 행정적인 절차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형에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토지매입 확인 뿐만 아니라 현장실사 등을 통해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런 위험요소 대비 수익률이 상충돼 있는지를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지역재상 프로젝트였던 위펀딩의 33호 투자 상품. 오래된 병원을 복합문화시설로 리노베이션하는 가치부가투자로 진행됐다. 사진/위펀딩
부동산P2P가 다른 P2P상품과 일반 부동산 투자와 비교하면.
담보제공과 소액투자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 P2P의 경우 개인신용도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제로 부실이나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발생 이후에도 채권추심의 과정이 담보물이 없기 때문에 원금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실제 부동산P2P대비 부도율이 높다는 점이 이를 설명해준다. 일반 부동산 투자와 비교하면 부동산 P2P는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위펀딩의 경우 최소투자금액을 1만원으로 시작 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도 10만원부터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부동산 투자는 소액투자가 쉽지 않다. 흔히 말하는 부동산 소액투자라는 갭투자의 경우에도 천만원 단위의 투자금이 필요하지 않나. 또한 융자 대출까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 소액투자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투자자의 투입자금이 커지는 만큼 리스크는 커지게되는 구조이다. 이에 비해 부동산P2P는 분석까지 전문가가 진행하고,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올해 전망되는 국내 부동산 투자 트렌드는 어떤지.
올해에는 8.2 부동산 대책인 주택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큰 규제는 시세 차익이 매우 클때 문제가 되는 것으로 다소 시장이 안정되면 가격 상승세는 안정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올해는 주택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또 이미 풍선효과로 투기지역을 벗어난 조정지역대상으로 투기자본이 흘러갈 것으로 판단한다.
8.2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로 수혜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어떠한가.
실제로는 아직 직접적인 수혜가 발생하진 않았다. 그러나 실물형 담보물에 대한 추가 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부동산P2P업체에겐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LTV·DTI 강화로 인해 기존 금융권에 추가 대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개발형 투자에 비해 실물 담보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면 투자자 측면에서도 양질의 실물형 담보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영세업체 입장에서도 막힌 자금 확보가 가능하게 될 것이고 그 역할을 P2P업체들이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P2P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부동산P2P의 탄생은 미국 및 영국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IT기술을 활용한 매물정보 제공에서 시작해서 온라인 거래까지 서비스로 확장됐다. 이후에 자연스럽게 금융투자분야까지 커지게 되면서 부동산 P2P투자 시장이 생겨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회사는 펀드라이즈, 리얼티모굴 등이 있다. 위펀딩을 포함한 한국의 창업자들도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을 보고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은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와의 거리를 좁혀 가는 글로벌 트렌드라는 측면에서도 이해해 볼 수 있다.
위펀딩의 현재 상품 규모와 거래액, 수익률 등은 어떤지.
4일 기준으로 누적투자금액은 약 54억원, 연 수익률은 17.0%이고, 연체율과 부도율은 모두 0%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모집 상품수는 33호까지 출시한 상태이며 모두 마감됐다. 현재 상품 비중은 개발형 75%, 실물형 25% 정도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에는 소형주택 등의 분양시장이 양호하다는 판단 하에 개발형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러나 빌라 분양시장이 악화되기 시작해 위펀딩은 개발형은 일부 지역에 국한하고 리노베이션 투자 등 실물형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상품 개발 발굴에 힘쏟고 있다.
지역 재생 프로젝트는 어떤 방향성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리노베이션 건물 투자가 유망하다 판단했는데.
먼저 지역재생 프로젝트는 오래된 건축양식을 유지하며 해당 지역을 재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위펀딩은 리서치센터를 운영하며 매 분기별로 부동산투자전략을 수립하는데 이번 지역재생 프로젝트의 경우 다양한 섹터 중에서 상업 시설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했다. 신축보다는 기존의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시작하게 됐다. 사실 이렇게 오래된 건축양식을 유지하며 지역을 재생하는 사업은 최근 국내외에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성수동의 대림창고, 홍대 및 제주도에 있는 엔트러사이트가 그 예시이고 해외에는 뉴욕의 첼시마켓, 파리의 마레지구가 대표적이다. 이번 위펀딩의 지역재생 프로젝트는 인천 개항로에 위치한 70년대 노후화된 병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하는 것으로 내부, 외부인테리어 개선을 통한 임차인 개선, 이를 통한 임대소득 및 자본이득까지 가능한 가치부가 전략으로 부동산 투자전략 중 하나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