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백 장관은 “투자 걸림돌을 적극 발굴하고 해소하겠다”며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5사 대표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 주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범위 설정, 환경 규제 완화, 사드로 인한 중국의 보복 심화, 친환경차 세제 지원 문제 등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간담회 시작 전 기자와 만나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이 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향후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해 후속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 해외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백 장관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가 직후 백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세제 지원 문제라든지 환경규제와 통상임금에 대해 논의했다"며 "통상임금 관련해서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국회에서 명확한 범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업계의 미래 성장을 위해 친환경 자율 주행차를 개발하는 데 있어 민관이 기술 개발 측면에서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며 "노후 경유차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차를 구입할 때 세제 혜택을 주기로 노력하기로 했다.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 구성 등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침에 업계도 화답했다. 먼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하고, 전문 R&D 인력 확충, 친환경차 개발 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진출 협력 업체의 경영애로 완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로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하는 상생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독자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비즈니스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며 “현재 2500억원을 지원하는 것 외에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 판매량 감소 등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가 직접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점을 토로한 셈이다.
내수 활성화 촉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지엠의 신임사장 카허 카젬은 “GM은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한국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지엠의 경쟁력 및 비용 구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규제 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전기차 시장 선도를 위해 2022년까지 4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밝혔고, 쌍용차도 2019년 출시 예정인 자사 최초의 SUV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2022년까지 매년 1개의 신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왼쪽에서 6번째)과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4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용민 기자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