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이 '얼굴인식'을 선점했다. 하드웨어는 아이폰의 주무기가 아니었지만 지문인식에 머무는 경쟁작들에 앞섰다. 매년 가장 최신 기술로 명성을 쌓은 갤럭시노트도 위협한다. 애플의 신작까지 등장하면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쳐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신사옥 내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신제품 등을 공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리지널 아이폰 이래 가장 큰 도약"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아이폰X를 소개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로마자 '10'을 의미하는 '아이폰X'은 전후면 글래스 디자인으로 5.8형 화면을 갖췄다. 경쟁작인 갤럭시노트8(6.3형)과 V30(6형)보다는 다소 작은 크기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A11 바이오닉 칩을 적용했다. 또 전면 700만 화소·후면 12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무선 충전 기능 등을 지원한다.
특히 아이폰X은 지난 2013년 아이폰5s부터 지난해 아이폰7까지 포함됐던 지문인식시스템 '터치ID'가 빠졌다. 대신 3차원 스캔을 활용한 얼굴인식시스템 '페이스ID'가 들어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적외선을 쏘아 약 3만개의 점을 표시하고, 아이폰 전면부의 '스마트뎁스 카메라'를 통해 이를 읽어들여 분석하는 방식이다. 얼굴인식은 음성인식이 주류인 인공지능(AI) 시장에서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이 단순 보안기능에서 AI시스템 연동으로 발전할 경우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2007년 첫 아이폰부터 줄곧 유지돼 오던 홈 버튼이 10년 만에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애플은 홈 버튼을 없애고 테두리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아이폰X의 가격(미국 시장 기준)은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999달러(약 112만6000원)이며, 256GB 제품도 곧 나올 예정이다. 다음달 27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가 오는 11월3일 미국 등 1차 출시국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애플은 아이폰X와 함께 '아이폰8' 및 '아이폰8플러스' 등 일반모델 2종과 LTE 통신 모듈이 탑재된 '애플워치3'도 공개했다. 또 4K 영상과 HDR 영상을 지원하는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TV' 신모델도 소개했다.
아이폰X은 올 하반기 갤럭시노트8과 치열한 패권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양강 구도 자존심 대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날 국내에서 갤럭시노트8을 소개한 삼성전자도 "노트 시리즈만의 로드맵대로 의미 있는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은 애플의 아이폰X과 함께 '프리미엄 디바이스'의 지존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